19일 남북 정상이 발표한 합의문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철도 연결과 북한 인프라 현대화에 의견을 모은 데 이어 이번에는 '연내 착공'으로 시한까지 못을 박았다. 이대로만 보면 한 발 더 진전된 셈이다.
남북 정상, "철도ㆍ도로연결 연내 착공"
'현대화' 단어 빠져 의미 두고 해석 분분
단순 연결이라면 기존 연결구간 정비
"상태가 아주 나쁘진 않아 정비 가능"
북한 인프라 현대화라면 걸림돌 커
북한 철도 실태와 지질 조사 등 필요
국제적 대북제재도 사업의 큰 걸림돌
"정식 착공보다는 상징적 착공될 듯"
도로도 이미 2004년에 문산에서 개성까지 새로 도로를 정비했고 이후 남북 교류 과정에서 계속 사용해왔다. 그래서 이번 합의가 연결 구간 정비 정도의 의미라면 대북 제재와 상관없이 서둘러 시작할 수 있다. 연내 착공도 무리가 없다.
앞서 철도와 도로 연결 구간은 최근 남북한이 공동으로 현장 조사도 벌인 바 있다.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선로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전기 부품 등 전철 운행에 필요한 장비들은 교체가 필요해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북한 철도 구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이후 10년 넘게 별다른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북한 철도의 노후화가 상당히 심각해 일반 열차는 시속 20㎞로 운행이 가능하고, 특별열차도 시속 45㎞ 정도밖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철도를 제대로 현대화하려면 선로와 노반 상태 점검은 물론 주변 지질 조사까지 철저히 해야 가능하다"며 "이후 설계속도를 얼마로 할지, 전철화를 할지 여부 등 세부 사항을 정한 뒤 설계에 들어가야 해 실질적인 착공까지 시일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인 절차를 모두 거치면 남북 정상이 합의한 연내 착공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국토부는 앞으로 남북 교류 협력을 대비해서 동해북부선 건설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기획재정부 등이 난색을 표명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령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개통까지는 최소 5~6년은 더 소요될 전망이다.
도로는 최근 일주일간 개성~평양 고속도로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기 때문에 사정이 좀 낫다. 백승근 국토부 도로국장은 "해당 구간의 상태가 열악하긴 해도 완전히 걷어내고 새로 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서두른다면 철도 보다는 빨리 착공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철도업계에서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연내착공'은 실질적으로 공사가 가능한 상황에서의 정식 착공이라기보다는 상징적 의미의 착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