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야당 대표들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언제부턴가 우리 정치에서 중진 정치가 사라지고 이젠 좀처럼 힘을 합하는 장면을 보기가 어렵다”며 “언론은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라고 폄하했지만 어쩌면 후배들에게, 또 국민에게 (과거에 우리에게도 있었던) 새로운 정치문화를 보여줄지 모른다는 기대를 마음 한쪽에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치의 원로급 중진들인 정당 대표의 목표가 ‘권토중래’가 아니라 ‘희망의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었으면 한다. 이미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고 적었다. ‘꽃할배’는 70~80대에 접어든 유명 탤런트들이 해외 배낭여행을 하면서 인기를 끈 케이블TV 예능 프로그램이다. 원로급 중진 야당 대표들이 정상회담 방북에 동행해 달라는 취지를 재차 전달한 것이다. 이날 한병도 정무수석은 야당을 설득하러 국회를 방문했다.
임 실장, TV 이어 페북글 반발 사
문 대통령 “당리당략은 거둬주길”
김병준은 한병도 방문 요청 거절
손학규 “TV 초청 방식 예의 어긋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한 수석을 만나긴 했지만 첫인사는 “뭐하러 왔느냐”였다. 손 대표는 “한반도 평화와 이를 위한 비핵화를 적극 지지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보여주기식 회담이 아니다. 잔치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야 화합을 보여주기 위해 국내 정치용으로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손 대표는 임 실장의 ‘TV 초청’에 대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언짢았다”고 비판했다.
결국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같이 가실 수 있는 분들과 같이 (평양에) 가서 국회 차원에서도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현·윤성민 기자 s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