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수익률로 몸살을 앓는 한국 국민연금과 각종 퇴직연금에 대한 호주 자산운용사 IFM인베스터스 브렛 힘버리(사진) 대표(최고경영자)의 조언은 이렇게 요약된다. 한국을 방문한 힘버리 대표를 11일 인터뷰 했다. 그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호주의 연기금 제도는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다”며 “복수의 고용주(연기금) 자금을, 최대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고도로 전문화된 신탁위원회에서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위 인프라 전문 투자운용사
호주 27개 연기금 직접 출자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야 위험 분산
상장주식보다 인프라 변동성 적고 수익률 높아
IFM인베스터스는 장기 투자가 가능한 연기금 특성 덕에 인프라 부문에 특화한 자산운용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프라ㆍ부동산 같은 대체투자 비중을 10% 수준으로 유지하는 국민연금과는 상반된 선택이다.
힘버리 대표는 “총 운용자산(1110억 호주달러) 중 40%를 세계 인프라 자산에, 30%를 채권에, 나머지 30% 미만을 상장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며 “인프라ㆍ부동산 등 대체투자가 위험하다는 인식은 인정하지만 20여 년을 통틀어 봤을 때 인프라 투자의 연 수익률은 8~12%이었던 반면 상장 주식은 7~9%였고 변동성도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대신 전제 조건이 있다고 했다. “단순히 인프라 자산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며 “인프라 자산도 하나의 기업이란 인식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공항의 방문객을 늘릴까’ ‘항만에 더 많은 배를 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야 해당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국내 ‘맥쿼리인프라펀드(MKIF)’ 운용권을 둘러싼 호주계 맥쿼리자산운용과 국내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의 다툼에 대해 물었다.
“저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각국의 재정ㆍ통화정책은 바뀌고 있고 지정학적 불안도 계속되는 등 투자 환경이 까다롭게 바뀌고 있다. 투자 환경이 어려울수록 운용 보수를 낮춤으로써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을 높이는, 이런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