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1시 52분 부산 강서구 가덕해저터널 인근에 있는 거가대교에서 5시간 음주 난동을 부린 25톤 트레일러 기사 A씨(51)씨가 경찰에서 밝힌 범행 동기다.
50대, 대출 등 2억5000만원에 트럭구입해 화물운송
“돈 벌려했지만 이자에 상납금 납부로 생활 빠듯”
음주 후 5시간 난동 뒤 투신자살 기도하다 붙잡혀
구입한 대형 트럭의 명의는 A씨 본인이었지만 대출을 받아 샀기 때문에 한 달 이자만 수십만 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운수회사에 매달 납부해야 하는 100만원은 A씨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A씨는 물류 운송을 많이 해서 빨리 돈을 벌고 싶었지만 이마저 불가능했다. 영업을 할 수 있는 구역이 부산으로 한정돼 있어 일감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운수회사는 영업장 등록을 부산·서울 등 전국 각지에 두고 일감을 독차지했다. 운수회사만 배를 불리는 구조에 화가 난 A씨는 결국 지난 10일 자정이 다 된 시각에 112로 전화해 “사고를 치겠다”고 신고했다.
A씨는 11일 오전 4시 58분 경남 거제 저도 터널에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서 해상으로 투신을 시도하려고 차량 문을 열었다. 이때 현장에 있던 경찰특공대가 차량 내부로 진입해 A씨를 제압했다.
5시간 난동 후 잡힌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로 나왔다. 범행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 취소 수준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씨가 강서구 미음산단 주변에서 소주 2병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며 “진술 대로라면 술을 마시고 약 8㎞가량을 운전한 셈”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일반교통방해,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정정호 부산 강서경찰서 생활범죄팀장은 “A씨의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