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총 신규등록 대수는 7월보다 6.4% 감소한 2만518대였다. 특히 수입차 업계 선두를 다투는 벤츠와 BMW의 신규등록 대수가 각각 3019대와 2383대에 그쳤다. 벤츠는 전달보다 36%, BMW는 39.8%가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각각 42.7%, 41.9%나 줄었다.
희비 엇갈린 8월 판매 성적표
아우디, 할인공세 힘입어 47% 늘어
같은 그룹 폴크스바겐도 12% 증가
벤츠·BMW는 40% 가까이 줄어
또 BMW의 경우 연이은 화재 사태도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 BMW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520d의 신규 등록 대수는 107대로, 전달보다 79.5%나 감소했다.
반면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은 판매가 크게 늘었다. 아우디는 전달 대비 47% 증가한 2098대를 팔았고, 폴크스바겐도 판매량이 11.9% 늘었다. 두 브랜드를 합치면 벤츠와 BMW를 뛰어넘는 수입차 전체 1위다. 이는 디젤게이트로 인한 판매 중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두 브랜드는 모델별 판매량에서도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아우디 A6 35 TDI가 1014대 판매돼 1위를,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0 TDI가 937대 팔려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할인 대란’을 일으켰던 아우디 A3 40 TFSI(701대)였다. 판매를 재개한 지 불과 6개월여밖에 안 됐지만, 적극적인 할인 공세와 벤츠·BMW의 물량 부족을 틈타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다만 물량이 부족했다는 말은, 물량이 확보되면 다시 판매량이 회복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벤츠와 BMW는 새 기준에 맞춰 인증이 완료된 모델들이 투입되면 실적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수는 BMW 화재의 여파가 얼마나 클지, 그리고 아우디·폴크스바겐이 할인 공세를 멈췄을 때 얼마나 판매를 유지할 수 있을지 등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화재 사태 이전에도 3시리즈와 5시리즈 등 주요 모델의 물량이 크게 부족했기 때문에 아직 영향이 얼마나 클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정상적으로 물량이 확보된 상태에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