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교수였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1993년 노무현 대통령이 문 연 지방자치실무연구소에 초빙되면서 정치권과 첫 인연을 맺었다. '노무현의 학자'가 된 인연으로 그는 청와대까지 승승장구했다. 2003년 인수위에서 정무분과 간사를 맡을 때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직접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신뢰를 표시했다. 당시 여권 지도부 모임 ‘11인 회의’에도 문재인, 문희상, 정동영, 김근태 등 실세들과 함께 참가했다.
청와대에서도 다른 참모들과 격론을 벌일 때가 잦았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에 합류하기 직전 김용태 사무총장과 만나 ‘노무현 정부에서 겪었던 좌절’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반대 논리를 펴던 사람들과 수없이 토론·경쟁했던 기억이 있다. 어떤 정책들은 좌절되기도 했는데 토론 상대자들이 현 정부의 요직에 있다. 논쟁을 다시 담론의 장으로 끌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을 찾아가 집회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정치에 한계가 온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이들도 당시 청와대 인사에 편중돼있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송희경 한국당 의원, 김두관 민주당 의원, 황명선 논산시장이 김 위원장과 가깝다. 학계에서는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 교수, 정용상 동국대 법학 교수 등과 친밀하게 지낸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