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요정 휴고의 대모험
학교 갈 준비하느라 바쁜 아침. 양말 한 짝이 보이지 않아 허둥댔던 경험, 한 번쯤은 있지 않나요. 양말이나 머리끈처럼 두 개씩 짝지은 물건들 중 하나만 사라지는 일은 꽤 자주 일어납니다. 심지어 신발을 잃어버려도 꼭 한 짝이 없어지죠. 그럴 때마다 차라리 두 짝 다 없어지는 게 낫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요. 양말이 한 짝씩 사라지는 현상의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바로 양말요정 때문이었죠.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양말요정이 보이지 않아요. 주인공인 휴고가 사는 집에선 매일 아침 양말을 찾아 헤매는 게 사람들의 일상이지만 그들은 한 번도 양말을 가져가는 휴고를 본 적 없죠. 바쁜 나머지 급기야 양말을 짝짝이로 신기도 하면서도요. 그 집에서 휴고는 할아버지와 함께 삽니다. 아픈 할아버지를 위해 양말요정 몸에 좋다는 아기 양말을 두 짝 다 가져온 날, 휴고는 따끔하게 혼이 나죠. “양말요정은 때가 되면 사라진다”고 말한 할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사람들과 어울리되 적당한 거리를 두라고 충고합니다. 그리고 삼촌을 찾아가라는 말을 남기고 하늘로 사라져요.
혹독한 훈련을 마친 휴고는 첫 번째 미션을 위해 쌍둥이와 함께 빨래방으로 향합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레이저 일당과 마주쳐요. 레이저는 과거 보스와 동료였지만 양말 두 짝을 다 욕심내는 바람에 보스와 결별하고 싹쓸이파를 조직했죠. 말 그대로 양말을 싹쓸이하는 무법자로, ‘털실 하나도 남김없이’ 쓸어가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양말을 훔치던 싹쓸이파는 따로 떨어져 있던 홀쭉이와 마주치자 양말도 마다하고 끌고 가 버리는데요. 홀쭉이를 구하기 위해 싹쓸이파 아지트로 향한 휴고는, 보스 일행과 길이 엇갈리며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체코 시내를 배경으로 인간 주변에 살며 양말을 노리는 양말요정들. “한 짝은 남겨두지, 우리는 욕심쟁이가 아니니까” 하고 노래 부르는 양말요정들을 보면 두 짝 다 가지라고 주고 싶어지는데요. 양말이란 양말은 몽땅 노리는 악당 레이저의 소굴로 간 휴고는 무사히 홀쭉이를 구할 수 있을까요? 그 와중에 휴고를 싹쓸이파로 오해한 보스와 길쭉이 일행의 마음을 풀 수 있을까요? 노벨상을 노리고 양말요정들을 잡으려는 레네 박사는 자신의 야망을 이룰 수 있을까요? 겹겹이 쌓인 양말들처럼 엮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휴고를 찾아보세요. “인간도 한 짝, 나도 한 짝”이라고 말하는 양말요정과 함께 나눌 예쁜 양말을 들고요.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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