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이왕표는 1975년 ‘박치기왕’ 김일 체육관 1기생으로 입문해 프로레슬러로 데뷔했다. 키 1m90㎝, 몸무게 120㎏의 거구에도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했던 그는 ‘수퍼 드래곤’이란 링네임으로 일본과 한국, 멕시코를 오가며 활동했다. 김일의 또다른 제자 역발산과 함께 한국 프로레슬링을 이끈 이왕표의 장기는 ‘플라잉 드롭킥(뛰어올라 두 발을 모아 상대방을 공격하는 기술)’이었다. 세계레슬링연맹(GWF), 세계프로레슬링기구(WWA)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고, 세계적인 인기 레슬러 헐크 호건과 싸우기도 했다.
한국 프로레슬링의 대부 별세
김일 제자 … 플라잉 드롭킥 달인
50대에도 꾸준히 링 위에 섰던 그는 2013년 담도암 판정을 받았다. ‘사망시 모든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다’는 유서를 작성하고 수술을 받은 뒤 기적적으로 병마를 이겨냈다. 체중이 80㎏까지 줄어들었음에도 그는 병상에서 일어나 다시 활동을 이어갔다. 2015년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공식 은퇴식을 치렀다. 하지만 암이 재발하면서 세 차례나 항암치료를 받았고, 결국 눈을 감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8일이다. 장지는 일산 창하공원이다. 3010-2000.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