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은 4일 전문경영인 체제하에 ‘직원들이 주인 되는 회사’로 변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업문화 컨설팅 전문업체 선정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기업문화 혁신 컨설팅 업체를 선정한 뒤 2~3개월 동안 임직원 의견 조사와 조직 현황 등 기업문화를 분석해 혁신방안을 확정할 계획도 밝혔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임직원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며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조직 전반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식월·스톡옵션 등 복지에 초점
제왕적 조직문화 개선엔 눈 감아
역량과 성과가 우수한 임직원에게 주식을 부여하는 주식보상제도도 운영한다. 우선 올해 안으로 성과가 높은 직원 130명을 선정해 15억원 규모의 스톡옵션 등을 부여할 계획이다. 임직원의 생활안정 자금을 지원하는 사내대출제도도 확대키로 했다.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뿐만이 아니라 치료비, 교육비 등 급전이 필요한 임직원에게 사내대출을 지원한다.
제약업계에선 대웅제약이 발표한 혁신안이 직원 복지 확대에만 맞춰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의 욕설로 드러난 제왕적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특유의 제왕적 조직 문화 때문에 직원 이직이 잦은 회사 중 하나였다”며 “조직 문화 개선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윤 전 회장은 직원에 대한 욕설 등이 알려지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국내 방송사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윤 회장이 업무 보고를 한 직원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이거?” “야. 이 XX야. 왜 그렇게 일을 해. 이거 되고 안 되고를 왜 네가 XX이야” 등 욕설과 폭언을 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윤 회장은 욕설 파문 직후 한국을 떠나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회장은 당시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하지만 대웅바이오 등 계열사 사내이사직에선 물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원료 제조사인 대웅바이오는 대웅제약이 지분 100%를 가진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 2467억원을 기록한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윤 전 회장이 언제든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 전 회장이 가진 대웅 지분은 11.61%(6월 말 기준)로 개인 주주 중에선 가장 높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