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118년 전 국제화 시대 도래 예견, 글로벌 인재 양성에 집중

중앙일보

입력 2018.09.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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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탐방 ③ 다쿠쇼쿠대 
일본에서 급속한 국제화 바람이 불던 1900년대 초반. 일찍이 ‘국제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 배출’을 목표로 설립된 대학이 있다. 1900년 설립된 일본의 ‘다쿠쇼쿠대’는 118년간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며 국제화 시대를 선도해 왔다. 특히 전 세계 사람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이런 가치관은 국제학부뿐 아니라 상학부·정경학부·공학부의 교육 프로그램에도 녹아 있다. 일본 유학을 고려 중인 학생을 위해 다쿠쇼쿠대의 학부 과정과 유학생을 위한 팁을 알아봤다. 
 
‘진취적이면서도 모든 민족에게 존경 받을 만한 교양과 품격을 갖춘 인재 육성’을 건학 이념으로 하는 다쿠쇼쿠대의 교육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전 세계 사람과 사회를 잘 이해하며 존중하는 유연한 자세를 가진 ‘국제성’. 둘째, 각 전문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는 ‘전문성’. 셋째,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동시에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정확히 표현할 줄 아는 ‘인간성’이다.

국제성·전문성·인간성 교육
유학생 전용 아파트·기숙사
국제학부엔 일곱 가지 코스

모든 학부에서 국제화 수업
다쿠쇼쿠대에는 상학부·정경학부·외국어학부·국제학부·공학부가 있다. 상학부와 정경학부에 입학하면 도쿄 중심에 있는 ‘분쿄 캠퍼스’에서 4년 동안 수업을 듣게 된다. 묘가다니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고 유학생용 아파트에서도 전철로 다닐 수 있는 위치여서 통학하기 편리하다. 상학부는 글로벌 사회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상거래나 매너, 경영·창업에 필요한 지식과 법률을 배운다. 회계·경영·정보·유통·국제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의 과목이 있다. 개인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한 팀이 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 위주의 수업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정경학부에서는 법률·정치·경제 분야를 독립된 과목이 아닌 복합적인 과목 형태로 배우게 된다. 학습 목표는 현재보다 좀 더 편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공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 이를 위해 법률·정치·경제 분야와 관련한 기초 및 전문 지식을 익히고 공공·민간적, 국제적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연구한다.
 
외국어학부·국제학부·공학부는 ‘하치오지 국제 캠퍼스’에 있다. 21개 대학이 모여 도쿄의 ‘학원 도시’라고 불리는 하치오지시에 있다. 교외형 캠퍼스지만 캠퍼스 내에 유학생 전용 기숙사와 일본인 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가 있어 큰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


하치오지 국제 캠퍼스에서 수업을 받는 세 개 학부는 무엇보다 ‘국제성’에 중점을 둔다. 영미어학과·중국어학과·스페인어학과로 구성된 외국어학부는 각각의 언어를 원어민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수업한다. 외국어학부 졸업생은 학부에서 갈고 닦은 어학 능력을 바탕으로 항공·여행 업계, 통·번역 업계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 학생들과 교류
국제학부의 꽃으로 불리는 국제학부에서는 일곱 가지 교육 코스를 통해 글로벌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일곱 가지 코스 모두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쟁·빈곤·인종차별·종교·식량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지역의 언어를 습득하고 지역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한다.
 
‘국제 협력 코스’는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의 협력 방식 및 개선책을 고안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습득하고 ‘국제 경제 코스’에서는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고안한다. ‘국제 정치 코스’는 분쟁과 대립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는 방안을 연구한다. ‘국제 문화 코스’에서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방법을, ‘국제 관광 코스’에서는 국제 관광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한다. 이외에도 ‘농업 종합 코스’ ‘국제 스포츠 코스’ 등의 과정이 있다. 이를 통해 다쿠쇼쿠대의 국제학부는 일본 내에서 손꼽히는 학부로 자리 잡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학부라 할 수 있는 공학부는 총 4개 학과로 구성돼 있다. 기계의 시스템을 공부하는 ‘기계시스템공학과’, 전자 시스템의 개발·운용 지식을 배우는 ‘전자시스템공학과’, 정보 사회에 필요한 컴퓨터 기술을 익히는 ‘전자시스템공학과’, 제조를 기반으로 산업 디자인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디자인학과’가 있다. 공학부에서는 4년 동안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며 일본의 생산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이곳에선 유학생이 졸업 후 고국에서 인프라를 정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나아가 아시아 국가의 공업화에도 기여하는 것을 사명으로 교육한다.
 
졸업 후 일본 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유학생은 무엇보다 일본어 수준을 높여야 한다. 사회에 나가 커뮤니케이션하고 언론 보도 등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일본어 능력시험(JLPT) 1급인 ‘N1’ 수준의 실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도 1·2학년 유학생에게 일본어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언어 능력을 키워준다. 이외에도 다쿠쇼쿠대에서는 한국인 학생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유학생이 있어 영어와 일본어를 자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다쿠쇼쿠대에 재학 중인 유학생은 중국인이 596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학생 90명, 한국 학생 41명이다. 대만 학생은 38명, 말레이시아 학생은 35명이 공부하고 있다.
 
유학생 대상 입시·장학금 제도
① 입시 제도 
외국인 유학생 입시에는 세 종류가 있다. 서류심사와 면접 논술로만 이뤄진 ‘AO입시’, 다쿠쇼쿠대 자체 시험(서류심사, 일본어, 기초 영어 혹은 수학)을 치르는 ‘A방식’, 일본 유학 시험(EJU)과 면접을 보는 ‘B방식’이다. 모두 같은 날 연 2회 실시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② 장학금 제도
지난해 778명의 장학금 신청자 가운데 79%인 618명이 선정돼 혜택을 받고 있다. 수업료를 감면 받는 장학생은 신청자의 95.3%에 이른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