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3일 발표한 ‘8월 기상특성’에 따르면, 8월 전국 강수량은 282.1㎜로 평년(220.1~322.5㎜)과 비슷했다.
8월 중반까지는 동해안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8월 후반 들어 전국적으로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과 대전 등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주도 한라산에는 1500~1600㎜에 이르는 많은 비가 내렸고, 제주 서귀포나 철원 등지에서는 시간당 1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강원도 철원에는 지난달 29일 384.3㎜의 비가 내리면서 1988년 관측 이후 역대 최고 일강수량을 경신했다. 대전에서는 지난달 28일 시간당 65.3㎜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1969년 관측 이후 가장 높은 1시간 강수량을 기록했다.
반면 울릉도는 누적강수량이 49㎜에 그쳤고, 경북 영덕, 강원 동해도 90㎜로 다른 지역보다 적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쪽에서 들어온 비구름이 남북을 오르내리며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렸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솔릭이 통과한 뒤 남북으로 폭이 좁은 수증기 통로가 형성됐고, 이 통로를 따라 중국 남부에 위치한 열대저압부로부터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강한 국지성 호우와 함께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폭염 기록으로 증명
8월 전국 평균기온은 27.3도로 평년(25.1도)보다 2도가량 높았다. 특히, 8월 초에는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제주도 남쪽을 지나면서 유입된 동풍의 영향으로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일 최고기온을 경신한 곳이 많았다.
강원도 홍천은 지난달 1일 41도까지 기온이 치솟으면서 전국 기준으로 일최고기온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서울 역시 39.6도를 기록하면서 1907년 관측 이래 111년 만에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일 수는 9.9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올여름으로 범위를 넓혀도 폭염일 수와 열대야일 수 모두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다.
폭염 일수는 31.4일로 1994년 기록(29.7일)을 뛰어넘었다. 열대야 일수 역시 17.7일로, 1994년 기록(17.4일)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