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29일 밤 잠수교는 차량운행이 통제됐고 급기야 한강 물 아래 잠겼다.
출근 시간을 앞둔 30일 오전 5시 30분 물속에 잠겼던 잠수교가 물 밖으로 드러났고 차량 통행도 재개됐다.
하지만 오전 9시50분에는 다시 교통이 통제됐다.
어떻게 잠수교가 교통이 뜸한 밤에만 잠겼고, 출근 시간에만 잠깐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가 다시 물속에 잠겼을까.
29일 팔당댐의 방류량이 최대치에 도달한 것은 오후 9시 10분경이었다. 방류량은 초당 7170㎥나 됐다.
팔당댐에서 방류한 물이 잠수교까지 도달하는 데는 통상 6시간이 걸린다.
방류량만으로 잠수교가 침수한다면 30일 오전 3시 전후에 침수하는 게 맞다.
이렇게 되면 출근길에 맞춰 통행을 재개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잠수교 수위가 5.5m에 도달하면 보행자 통행이 제한되고, 수위가 6.2m에 이르면 차량 통행도 제한된다. 6.5m가 넘으면 다리 자체가 강물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잠수교 수위가 가장 높았던 때는 29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오후 11시 10분 사이였고, 이때는 수위가 7.06m에 이르렀다.
박상근 한강홍수통제소 예보통제과장은 "잠수교 수위는 팔당댐 방류량 외에도 인천 앞바다 조수나 지류에서 들어오는 하천수 영향도 받는다"며 "29일 밤 잠수교 침수는 인천 앞바다 만조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인천 앞바다에서 만조가 나타나면 3~4시간 후에 잠수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29일 인천 앞바다에서는 오후 6시 39분에 만조가 있었고, 4시간 후인 10시 40분에 잠수교 수위가 최고에 이르렀다.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중랑천도 영향을 미쳤다.
중랑천 유량은 30일 오전 1시에 초당 1374㎥로 가장 높았고, 오전 5시 30분에는 500㎥ 정도로 떨어졌다.
한강홍수통제소에서는 29일 오후 10시 20분에 이미 팔당댐 방류량을 초당 5723㎥로, 30일 오전 1시에는 4500㎥로 줄이기 시작했다.
30일 출근 시간을 염두에 둔 조처였다.
인천 앞바다도 30일 오전 1시 무렵 간조가 돼 출근 시간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한강홍수통제소에서는 방류량과 조수 변화 등 데이터로 잠수교 수위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바탕으로 댐 방류량 결정하는 방식으로 수위를 조절한다.
한편, 29일에도 다목적댐인 북한강 소양댐이나 남한강 충주댐은 홍수 조절을 위해 방류를 거의 하지 않았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