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시인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미투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위행위 목격 분명한 사실”
최 시인은 “오래된 악습에 젖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불쌍한 사람의 마지막 저항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족문학의 수장이라는 후광이 그의 오래된 범죄 행위를 가려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재판에는 개인의 명예만이 아니라 이 땅에 사는 여성들의 미래가 걸려있으므로,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며 “이 재판은 그의 장례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소송대리인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지난해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암시하는 시 ‘괴물’을 발표했다. 이 시가 알려지면서 ‘미투’ 운동이 확산했다. 최 시인은 방송 뉴스 등에 출연해서도 고은 시인의 성추행 사실을 밝혔다.
고은 시인은 지난달 17일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 등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기자회견은 고은 시인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규탄하고 향후 공동대응 방침을 밝히는 자리로 마련됐다.
기자회견에는 최 시인 외에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최 시인 소송대리인인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