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살아있는 돼지를 상대로 수술 로봇을 시험했다. 돼지의 배꼽을 통해 장기 내부로 들어간 수술 로봇은 돼지의 담낭 부위에서 멈췄다. 로봇은 볼펜 심 크기의 소형 수술 도구로 간을 뒤로 젖혀 시야를 확보했다. 그런 다음 간과 쓸개 사이에 잇는 담낭을 절제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연구팀 개발 ‘K-FLEX’
배꼽 통해 돼지담낭 절제 성공
초소형 로봇임에도 장기를 밀어내고 절제하는 등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소형 관절 기술 덕분이다. 기존 장비보다 크기는 절반으로 줄이고 힘은 두배로 늘렸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K-FLEX는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서지컬 로봇 챌린지 2018 대회에서 ‘베스트 애플리케이션 어워드’와 ‘오버롤 위너 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연구단은 수술용 로봇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권 교수는 “그간 수술용 로봇 시장은 해외업체인 인튜이티브서지컬사의 다빈치가 독점하고 있었다”며 “K-FLEX는 다빈치보다 조작이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빈치 역시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 최소 침습술을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수술 도구 외 주변 기기가 많아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단은 수술 로봇 회사 이지엔도서지컬을 설립했다. 연구단은 “동물 임상 시험에 몇 차례 도전한 뒤 수술 로봇 인증과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