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시비도 걸었다. 송 후보는 김진표 후보를 향해 “사드와 전술핵 배치에 찬성했던 사람에게 맡기면 당의 정체성에 심각한 우려가 발생한다”며 “(김 의원은) 당의 외연 확장과 보수적인 분들을 당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큰 역할을 했지만, 당 대표로 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송 후보는 “전해철 의원이 특정 후보(김진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게 당헌ㆍ당규상 위반 사항이 없는지 확인해 달라”고 중앙당에 요청했는데, 정작 본인도 이날 구설에 올랐다.
송 후보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단체 카톡방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인천 주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국회의원들은 당 대표로 평화ㆍ경제ㆍ통합의 적임자 송영길 후보를 강력히 지지합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선거 캠프 실무자의 실수로 완성되지 않은 호소문이 취재진에 알려진 건데, 여기엔 “더민주 인천시당 국회의원 일동은 송영길 후보를 강력히 지지하며, 더불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논란이 일자 송 후보 측은 “인천 지역 광역의원들의 지지 선언인데, 국회의원으로 잘못 기재된 것”이라며 “당규에는 국회의원, 시ㆍ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만 특정 후보 지지를 금지하고 있어 광역의원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친문 후보’로 분류되지만 ‘같은 세력이 맞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김진표ㆍ이해찬 후보는 TV토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거취 문제를 놓고 다시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 후보가 “이 지사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탈당을 촉구한 데 대해 이 후보는 “정치를 하려면 솔직해야 한다. (이 지사 탈당 촉구는) 나를 비판하려는 프레임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경기지사 선거를 지휘했던 이화영 전 의원이 선거 후 경기 부지사에 임명된 것을 두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 전 의원은 이 후보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권리당원이 끊임없이 이 문제를 제기하는데, 당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당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일에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맞받았다.
세 후보는 또 “최고위원에 노동계를 배려하겠다”(이 후보), “21대 총선에서 남녀 1명씩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정하겠다”(송 후보), “비례대표에 남녀 각 1명씩 배정하고, 두 후보의 공약은 전부 다 하겠다”(김 후보)고 했다. 전당대회 대의원 1만7000여명 중 1000여표 안팎인 노동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