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979년 미국과 수교 당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한 점을 들어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를 승인했다. 이는 과거 몇 차례 전례에 따른 것이지만 이번은 의미가 더욱 크다. 미국 의회가 지난 3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미국 고위 관리의 대만 방문이 곧 실현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진 가운데 처음 이뤄지는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여서다. 미국을 지나가는 차이 총통을 어떻게 대접할지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만 정책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다.
미국 국무부는 차이 총통의 첫 도착지인 로스앤젤레스에 부차관보급 인사와 대만 주재 대사격인 재대만협회(AIT) 회장을 보내 영접할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 총통의 순방에는 대만의 외교ㆍ안보ㆍ경제 분야 고위 인사들이 대거 수행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미국 관리들과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차이 총통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현지 화교 단체가 주최하는 모임에도 참석한다.
중국은 10일부터 동중국해 일원에서 강도 높은 군사 훈련을 하는 배경에는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에 대한 불만과 경고가 담겨있다는 게 국제 외교가의 중론이다. 지난 3월 차이 총통이 아프리카를 순방할 때에도 중국은 대만 해협 인근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