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짜 회장 내세워 보물선 투자자 현혹, 투자금 일부 유흥비로 탕진 의혹도
싱가포르 신일그룹 새 회장 송씨도 가짜..실제 인물은 미국에 거주
하지만 취재팀이 확인할 결과 새롭게 회장직을 맡은 송씨는 유 전 회장이 내세운 가상의 인물이거나 자신이 과거에 알던 지인의 이름만 빌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을 자세히 알고 있는 유 전 회장의 한 지인은 “송명호라는 인물은 과거 유 전 회장이 사업 과정에서 알던 인물과 이름이 동일하다”며 “송씨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보물선 관련 사업과는 무관한 사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씨는 항공기 정비사 출신으로 과거 유 전 회장과 알고 지내다 금전적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송씨는 유 전 회장과 암호화폐 사업을 함께 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사기 피해를 본 인물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을 실체를 쫓고 있는 경찰 역시 관련자 소환 조사 등을 통해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유 전 회장이 가짜 회장을 내세웠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내부 제보자들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이번 보물선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송씨 외에도 박성진 홍보팀장, 김한기 법무팀장 등 자신이 과거에 알던 지인들의 이름을 빌리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해 왔다고 한다. 자신이 경찰의 집중 추적 대상에 오르자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송씨라는 인물을 회장으로 내세워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다.
유 전 회장 측근들 유흥비 등으로 6억원 넘게 탕진 의혹
한편 보물선 투자금의 규모와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최근 유 전 회장의 측근들이 투자금의 일부를 무단 인출해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계좌추적에 집중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측근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신일골드코인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한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서의 핵심 인물인 H씨 등이 투자금 중 6억원이 넘는 돈을 개인경비와 유흥비 등으로 흥청망청 써 온 사실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H씨 등은 투자금을 자신의 계좌가 아닌 가족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돈을 빼돌렸다고 한다.
또 경찰은 유 전 회장 역시 베트남 도피 이후에 주로 자신의 누나인 류상미 전 신일그룹 대표와 베트남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친형 류모씨 등 가족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금전 거래를 해온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경찰은 한 달 전쯤 베트남에 함께 있는 친형 류씨가 호찌민에 술집을 추가로 열어 운영하고 있다는 관계자 진술 등에 따라 여기에 들어간 비용 역시 보물선 투자금 중 일부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우려하던 투자자들의 금전적 피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류 전 회장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