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교도소 실태보고서 ④
수용자 복도에 놓인 온도계는 지난 3일 오후 1시 33.5도를 가리켰다. [사진 의정부교도소]
전국의 재소자 수는 지난 5일 기준 5만4821명으로, 교도관 1명이 재소자 3.46명을 맡고 있다. 한국과 재소자 수가 비슷한 일본은 교도관 1명이 재소자 2.8명을 담당한다. 네덜란드는 교도관이 재소자보다 많다. 이 비율이 1대 0.6에 불과하다. 한국보다 수치상 사정이 좋지 않은 곳은 미국(1대 4.5)이 유일하다.
1인당 재소자 3.46명 … OECD 2위
교도소 낡아 생기는 잡무 수두룩
여름엔 얼린 생수 배급업무도 맡아
최제영 법무부 교정기획과장은 “과밀·혼거 수용에 미결·기결수가 한 시설에 뒤섞인 상황에선 사고 방지를 위한 계호 업무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안식 백석대 교정보호학과 교수는 “교정시설 절반 이상이 1970~80년대에 지어진 노후 건축물이어서 열악한 시설로 인해 생기는 불필요한 업무도 많다”며 “교도관 1명이 대부분 1인 2, 3역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은 지 37년이 지나 단열이 잘 되지 않아 덥고 춥다. 지난달 20일부터 매일 재소자들에게 얼린 생수 1400여 개를 나눠 주고 있다. 생수 구입부터 창고 보관, 운반까지 경비·질서유지를 맡는 보안과 직원들의 업무가 됐다. [사진 의정부교도소]
보안과는 인력 부족에 시달린 지 오래다. 야간 근무 땐 각각 13명으로 구성된 선·후팀이 전체 수용자(1400여 명)를 책임져야 한다. 특히 순찰이 시작되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가 취약 시간대다. 1개 순찰조(2명)가 1시간 간격으로 9개 사동을 전부 돌아야 한다. 자해나 자살 위험이 높은 관심 수형자 20여 명과 고령 수형자의 응급 상황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요즘처럼 폭염이 심한 여름철엔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수용자 거실 온도가 한밤중에도 33~38도를 기록해 예민해진 재소자들이 다투거나 소동을 일으킬 때가 있다고 한다.
12년차 보안과 직원 한모씨는 “야간 근무 때 보통 5~6번, 많을 땐 10번 넘게 재소자들이 비상벨을 누른다”며 “더위로 인한 야간 사고에 대비해 오후 4~5시쯤 얼린 생수 1400여 개를 재소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교도소 밖 얼음 창고에서 이걸 꺼내 트럭에 싣고 재소자들에게 배달하는 일도 우리 보안과 직원의 몫”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윤호진·윤정민·하준호 기자 yoong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