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아버지로 딸의 캐디를 맡은 워렌은 지난 4일간 양말을 갈아 신지 않았다. 첫날 67타로 좋은 성적을 낸 딸이 '현상유지'를 원했다고 한다. 냄새는 났겠지만 성적은 좋았다. 홀은 대회 참가 선수들 중 유일하게 나흘 연속 60대 타수(67-68-69-67)를 쳤다.
첫날 67타로 성적 좋자 딸이 현상유지 원해
이름 마스터스 열리는 조지아 주 따서 지어
96년 디 오픈,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영감
집안이 미신을 좋아하는 듯하다. 홀은 1996년 4월 12일 태어났다. 남자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주 금요일이었다. 당시 잉글랜드 출신의 닉 팔도는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그렉 노먼에게 6타를 뒤지다 5타를 앞서는 역사에 남을 대역전승을 기록했다.
홀의 브리티시 여자 오픈 최종라운드는 팔도의 경기를 보는 듯 했다고 영국 미디어들은 보도했다. 스윙머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팔도는 전성기 흔들림 없는 경기로 유명했다. 홀은 포나농 팻럼의 초반 버디 4개에 흔들리지 않았고 전성기 팔도처럼 정교한 경기를 했다.
홀은 자신이 태어난 96년도 남자 골프의 양대 메이저인 마스터스와 디 오픈 우승자의 영감을 받았다. 96년 디 오픈 우승자인 톰 레이먼(미국)으로부터 최종라운드 전날 응원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96년 디 오픈은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과 같은 로열 리덤에서 열렸다. 문자 내용은 “페어웨이에 집중하고 그린에서 꼭 필요한 퍼트를 넣어라. 너를 응원한다. 너와 친구가 되어 좋다”라는 내용이었다. 홀과 레이먼은 한 달 전 프로암 대회에서 알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말 Q스쿨을 통해 LPGA에 진출했으나 올해 성적은 기대에 못미쳤다. 이번 시즌 톱10에 든 것은 단 한 번 뿐이었다. 미국 골프장 적응이 어려웠다고 한다.
홀은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하겠다는 말을 농담처럼 했는데 그 것이 이뤄졌다. 큰 대회일수록 재미있다. 처음 골프를 한 7살 때부터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우승하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홀은 형편이 넉넉지 않다. 아마추어 시절 경비가 없어 미국에서 열리는 큰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프로가 되어 필요한 경비를 구하지 못해 프로 전향을 1년 늦추기도 했다.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