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화재사고로 리콜 조치가 내려진 BMW 차량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3일 ‘운행자제’를 권고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해당 차량 소유자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 안전점검을 받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최대한 운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는 BMW 차종 주차를 거부하는 ‘노(No) BMW 주차장’도 등장했다. 기계식 주차장 정문에는 ‘방문자 BMW 승용차는 절대 주차하실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문이 붙었다. 건물 측은 이용객들에게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 차 1대에 불이 나면 다른 차들까지 불이 옮겨붙게 되고, 잘못하면 건물 전체로 화재가 번질 수 있으므로 최근 화재사고가 잇따르는 BMW는 주차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공지하고 있다.
차주들의 집단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에 따르면 BMW 차주 13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BMW 코리아와 딜러사 5곳(동성모터스ㆍ한독모터스ㆍ도이치모터스ㆍ코오롱글로벌ㆍ내쇼날모터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30일 BMW 차주 4명이 이번 리콜 사태와 관련해 낸 첫 번째 소송에 이은 2차 공동소송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BMW를 얻을 기회’?
이런 움직임 속에서도 일부 중고차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BMW를 얻을 기회’라는 말이 나오며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중고차 사이트 엔카에서 중고 520d는 2230만~2468만원, 헤이딜러 사이트에서는 1460만~3637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헤이딜러 사이트에 지난 2일 올라온 520d 2011년형은 11명이 응찰한 상태로 응찰가의 평균은 1350만원이다. 10명이 응찰한 2012년형 520d의 응찰가 평균은 1474만원이다. 서울 양재동에서 중고차 판매를 하는 딜러 서모씨는 “요즘 화재사고 이후에 520d가격이 가격이 100만~200만원 가량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중고차 구매를 하려던 김 모(32) 씨는 “처음에 화재사고가 났을 때는 BMW는 피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리콜 발표 후에는 생각이 달라졌다”며 “지금 중고로 사서 리콜 받으면 문제되는 부품을 새로 바꿔줄 것이라는 생각에 BMW 중고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BMW 공식 서비스 센터에는 리콜 대상 차량의 EGR모듈과 EGR 파이프 클리닝을 교체해준다. 서비스를 받은 이후에도 EGR 모듈로 인한 화재가 발생 시에는 동급의 신차로 교환해 준다.
한국중고차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화재사고 이후에 중고차 물량이 엄청 쏟아지고 있고 안전 불감증이 있는 소비자들이 매입하고 있다"며 "이번 리콜사태는 일반적 리콜이 아닌 시스템적으로 불안한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에 매입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폭염일때 자동차가 열을 발산을 못 시키기 때문에 화재를 가속화시킨다"며 "결함을 갖고 있는 BMW는 화재 노출이 더 돼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