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이창호 인생투로 부산고 32강 진출

중앙일보

입력 2018.07.31 12:56

수정 2018.07.3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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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가 이창호(18·3학년·사진)의 야구 인생 최고의 피칭을 앞세워 대통령배 고교야구 32강에 올랐다. 
 

부산고 투수 이창호. 박소영 기자

 
부산고는 3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2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1회전에서 정읍 인상고를 3-0으로 이겼다. 부산고 선발로 나온 우완 투수 이창호가 6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는 역투를 펼쳤다. 볼넷은 2개를 허용했지만 삼진은 3개나 잡고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호령했다. 부산고 타선도 힘을 냈다. 1회 말 이창훈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아 1-0으로 앞서나갔다. 2회 말과 6회 말에도 각각 정현수와 정민규의 적시타로 1점씩 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창호는 고교 3년 동안 전국 무대에서 선발로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다소 기복이 있는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이날 전까지 올해 6경기에 나와 12와3분의2이닝 동안 10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은 6.92로 높았다. 하지만 김성현 부산고 감독은 대통령배 첫 경기 선발로 이창호를 낙점했다. 김 감독은 "이창호가 최근 페이스가 좋았다. 또 고교시절 내내 전국대회 출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 전날 선발 출전 소식을 들은 이창호는 깜짝 놀랐다. 그는 "얼떨떨했다. 잘 던져야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힘을 빼고 길게 던지겠다는 생각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창호는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묵직한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2㎞ 정도였지만, 그와 비슷한 속도가 나오는 커브를 섞어 인상고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이창호의 인생 최고의 피칭일 것"이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이창호는 키 1m81㎝·몸무게 84㎏로 당당한 체격이다. 특히 골격근량이 43㎏에 달한다. 체중의 절반 정도가 근육인 셈이다. 그래서 몸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대단하다. 이창호는 "오승환 선배님을 지원하는 권보성 트레이너 선생님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우고 있는데, 제 근육과 힘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공을 힘있게 잘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침 이창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오승환이다. 그는 "오승환 선배님이 콜로라도 로키스로 옮긴 후, 던지는 모습도 인터넷으로 꼼꼼하게 다 찾아봤다. 엄청 존경하는 선배님이기 때문에, 닮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고교 졸업반인 이창호의 꿈은 프로 진출이다. 전국 무대에 많이 나오지 못해 프로 스카우트에게 눈도장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프로야구 선수 꿈도 이뤄질 수 있다. 이창호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면, 대학에 간다는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다. 내 꿈은 오직 프로 선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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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