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여성 물품? 미화원 "소주병 비어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8.07.31 10:22

수정 2018.07.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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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제주 세화항 해상에서 실종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가 발견됐다. 위 사진은 실종된 최모씨. [사진 뉴스1]

제주 세화포구에서 캠핑 중 실종된 30대 여성에 대한 추가 진술이 나왔다.
 
31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실종된 최모(38·경기도 안산)씨가 실종된 직후인 26일 새벽 환경미화원이 최씨가 산 것으로 보이는 물품을 치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최씨는 25일 오후 11시 5분 세화포구 근처 편의점에서 김밥과 소주, 커피, 종이컵 한 줄(10개) 등을 샀다.  
 
환경미화원은 세화항을 청소하던 중 이 물품을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인 것으로 알고 치웠다"며 "종이컵 1개가 없었으며 9개는 그대로 있었고 소주병은 거의 비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미화원은 29일 경찰이 공개수사로 전환하자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를 치웠다고 진술한 위치가 캠핑카가 있는 방파제 끝으로 들어가는 입구 부분이며, 근처 공중화장실에서 최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가 발견된 점을 들어 해당 증언이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최씨의 남편 A씨(37)가 "26일 0시 20분께 잠에서 깨어나 아내가 없는 것을 보고 찾기 시작했다"고 한 진술을 토대로 최씨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산 후 2∼3분 걸어서 방파제 입구까지 갔으며 밤바다를 보면서 혼자서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행적이 묘연한 시간은 약 1시간 10여 분 사이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25일 밤 11시쯤 제주시 구좌읍 세화항 부근에서 실종된 최모(38·여·경기 안산시)씨에 대해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30일 수배 전단을 만들어 배포했다.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경찰은 최씨가 바다에 실수로 빠졌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과 범죄 피해를 봤을 가능성 등 모든 점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물에 빠져 숨졌을 경우 수일이 지나도 시신이 떠오르지 않는 점에 대해 의문스럽다는 의견이 있다"며 "최종 행적과 가까운 곳부터 차례로 수색하면서 범위를 넓혀가고 있고 수색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10일께부터 제주시 세화포구 방파제 끝 부분에 있는 캠핑카에서 남편과 어린 아들·딸 등 가족과 캠핑을 해왔다. 25일 저녁 남편과 이웃 마을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은 후 캠핑카로 들어왔으며 당일 11시 5분께부터 다음 날인 26일 0시 20분 사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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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