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기온이 40.5도까지 올라간 것을 비롯해 대구·경북 곳곳에서 40도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측정한 기온은 참고용일 뿐 공인 기록엔 들지 못한다. 콘크리트나 주변 지열까지 차단하는 제대로 된 측정소가 아닌 탓이다.
공식기록으로는 27일 경북 의성의 39.9도가 올 최고기온이지만 역대 2위다.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관측된 40도가 76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최고기록을 보유한 대구 동구 신암동의 올여름 최고기온은 39.3도다. 하지만 대구 신암동에서 40도가 넘는 기온이 측정돼도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대구 기상대가 2013년 주택가인 신암동에서 금호강 주변인 효목동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신암동보다는 효목동 기온이 조금 낮다. 대구보다는 의성·경주·영천 등지에서 먼저 40도 기록을 깰 수도 있다.
기상·기후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이 앞으로 더 자주,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수십 년에 한 번 나타났던 극심한 폭염이 이제는 2016년과 올해처럼 한 해 걸러 나타나고 있다. 뉴노멀(New normal), 즉 일상화됐다는 얘기다. 기후변화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눈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인류가 에너지를 소비하며 배출한 온실가스는 기온 상승과 폭염을 불러오고, 폭염은 에어컨을 틀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한다. 어떻게 하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 생각은 자꾸 많아진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