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5월 중순까지 꼴찌였다. 6월 초 6위로 올라섰지만, 곧바로 8위로 떨어졌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다시 치고 올라섰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포항 롯데·10~12일)을 싹쓸이했고, 후반기 들어 네 차례 3연전에서 2승 이상씩 했다. 중위권 판도도 흔들고 있다. 삼성(48승52패·30일 현재)은 27~29일 KIA와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5위로 뛰어올랐다. 6위 넥센(49승55패)에는 1경기, 7위 KIA(44승53패)에는 2.5경기 앞섰다. 삼성은 2015년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6월까지 하위권, 7월 들어 대반격
KIA 제치고 가을야구 바라볼 수도
더위에 단련돼 여름 되면 더 강해
뒷심까지 좋아, 후반기 최대 변수
새 구장인 라이온즈파크로 옮긴 뒤, 지난 두 시즌 삼성은 2년 연속 9위였다. 그래도 7월 승률은 5할대를 유지했다. 올해는 기록적인 무더위 때문일까. 삼성의 ‘여름 DNA’가 위세를 떨친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무더운 대구에서 자란 선수가 많고, 삼성에 입단한 뒤 단련된 선수가 많아 그런 것 같다. 라이온즈파크는 그나마 덜 하지만 예전 시민구장은 다른 팀 선수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고 전했다.
타격도 강해졌다. 전반기 삼성은 4번 타자 러프와 김헌곤이 타격을 거의 이끌었다. 그런데 박해민·구자욱 등 테이블세터가 부상과 부진에서 탈출해 두 선수 앞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고 있다. 베테랑 박한이도 가세했다. 박한이는 21~22일 한화전에서 2경기 연속 끝내기 결승타를 때렸다. 왼다리를 크게 드는 오픈스탠스로 타격폼을 바꾼 이지영도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하지만, 타율이 0.385다.
좋아진 뒷심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은 시즌 개막 후 다섯 번 연속으로 연장전에서 졌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6차례의 1점 차 경기에서 5번 이겼다. 심창민-장필준-박근홍-최충연-권오준의 불펜진이 잘해준 덕분이다. 삼성은 27일 대구 KIA전(11-10 승) 당시 0-4에서 2-4로, 2-6에서 5-6으로, 5-8에서 8-8로 따라붙었고, 11회 초 2점을 내준 뒤 11회 말 3점을 뽑았다. 양준혁 위원은 “삼성의 힘을 보여준 경기”라고 칭찬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