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乙' 취약성 노린 권력형 성범죄"
또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치료강의 수강이수 명령과 신상공개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하면서 "안 전 지사는 막강한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지녔고 김씨는 불안정한 위치였다. (김씨가) 을의 위치에 있는 점을 악용해 업무지시를 가장해 불러들이거나 업무상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기화로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안희정 "내 지위 이용해 위력 행사했겠나"
그는 "모든 분에게 미안하다. 고통 겪는 고소인과 고소인을 지원하는 변호사, 여성단체분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이것 하나만 말하고 싶다"며 자신이 김씨에게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다만 "나 역시 관계를 지속하면서 도지사로서, 가장으로서 고통을 겪었다"며 "고소인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안 전 지사는 "제게 보내주신 사랑과 지지에 실망감을 드려 부끄럽다"면서도 "진실은 진실대로 판단해 달라. 사회·도덕적 책임은 회피하지 않겠다. 다만 법적 책임은 잘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는 대체로 차분한 태도로 진술했으나 간혹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김지은 "안희정에 한 번도 이성 감정 느낀 적 없어"
그러면서 "단 한 번도 안 전 지사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품어본 적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사님은 그저 지사님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를 '자신이 가진 권력을 너무나 잘 알고 이를 이용한 이중인격자'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피고인은 차기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위세와 권력을 이용해 성을 착취했다"며 "그는 '내가 그렇게 잘생겼니' '난 어떤 여자와도 잘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를 '괴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30분에 걸쳐 김씨의 공개진술이 진행되는 동안 안 전 지사는 피고인석 의자를 돌려 등진 채 바라보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를 저지른 혐의로 올해 4월 11일 불구속기소 됐다. 선고 공판은 8월14일 오전 10시30분 열린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