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3월 모바일 미디어 딩고가 제작한 ‘수고했어 오늘도’ 영상에서 노량진 빨래방을 찾아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배모(27)씨를 만났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배씨와 취업 준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서 인근 삼겹살집으로 옮겨 소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그런 배씨는 전날 열린 호프집 ‘깜짝 만남’에도 참석해 “그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를 3년 정도 하다 과감하게 포기했다. 고시를 접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한다”며 “다음 학기에 복학한다. 더하면 시간만 잡아먹을 것 같다”고 문 대통령에게 근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공백이 아깝겠다”며 “아르바이트하고 있나” 같은 질문을 하기도 했다. 배씨는 현재 요식업장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어젯밤 호프집에서 만난 청년은 지난해 겨울 시장통에서 문 대통령과 소주잔을 기울인 그 청년이었다”며 “세상이 좁은 거냐, 아니면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기획력이 다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 언제까지 이런 ‘쇼통’으로 국민의 마음을 가져가려고 하는 건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배씨의 참석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의전(비서관실)이 배 씨에게 연락해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배씨는 어제 행사가 대통령과의 만남이라는 것을 알고서 온 유일한 참석자였다”며 “이전에 만난 국민을 다시 만나 사연과 의견을 경청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배씨의 참석 소식은 사전에 문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