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장관은 이날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디자인' 주제로 교육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발표했다. 그는 "250년 전 프로이센에서 시작된 대량생산 방식의 교육모델을 폐기하고 '대량 맞춤학습' 교육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며 ▶첨단 에듀테크(edutech, 교육과 기술의 결합)를 학교에 도입하고 ▶교사가 학습 디자이너가 되도록 지원하며 ▶대학의 자율과 책무를 강화하고 ▶교육부가 주도하던 교육변화 방식을 탈피하자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교육부의 대입개편, 자사고 폐지 등에 대해 '역주행' '단기처방' '인기영합'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쓰며 비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교육 대전환의 시기에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대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교육정책은 평준화와 획일화의 과거로 역주행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평준화에 대한 대안으로 다양화를 추진했으나 다양화가 특목고·자사고·일반고 간의 수직적 차별화를 초래한다는 반발에 직면해 다시 평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사고·특목고를 없애기보다는 평준화와 다양화를 넘어서 개별화로 교육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정부가 교육현장을 변화시키는 힘든 노력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대입개편안만을 공론화위원회에 부쳐서 답이 없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인기영합주의이며 책임회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도 했다.
이날 간담회엔 신영무 에스앤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바른사회운동연합 상임대표),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윤증현 전 장관, 이여성 에스앤엘파트너스 고문, 김승유 한국투자 고문도 참석했다. 정 전 총장, 이여성 고문, 김승유 고문은 교육개혁추진위원회 위원이다.
윤증현 전 장관은 "평준화 대안으로 자사고·특목고가 나왔는데, 이런 학교를 없애는 것은 극단적 평준화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은 "대학이 기술창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더욱 역점을 둬야 한다", 신영무 변호사는 "대학들이 공동체에 봉사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