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21일 방송)로 조직폭력배와의 유착 의혹이 다시 불거진 은수미 성남시장은 방송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에게 문자로 이렇게 답했다. 은 시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시 공보관 명의의 입장을 올린 것 이외에 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거의 매일 반박 의견을 내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다른 태도다.
방송이 지적한 은 시장에 대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국제마피아파로부터 돈을 받고 접근한 운전기사와의 관계▶국제마피아파 중간 리더급 이모씨로부터 금전적 후원 약속을 받았는지다.
방송에 따르면 2016년 6월부터 1년 동안 최모씨는 국제마피아파와 연루된 코마트레이드에서 월급 200만원을 받고 은 시장의 운전기사 역할을 했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 기간때 불거진 의혹과 같다. 이에 대해 은 시장은 “당시 여러 사람이 자원봉사로 운전을 해줬고, 그 사람(최씨) 역시 그 중 한 명으로 자발적인 의사로 차량 도움을 주신 것으로 알았다”며 “그 사람이 K사(코마트레이드)와 관계가 있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다시 밝혔다.
하지만 금전적 후원 약속 의혹에 대한 은 시장의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방송은 은 시장이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떨어진 뒤 이모씨 등 국제마피아파 관계자 두 명을 성남의 한 낙지집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이모씨가 은 시장에게 “다음 선거 때까지 돈이든 차든 전폭적으로 지원할 테니 힘내시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은 시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묻고 싶다는 기자의 통화 요청에 “이미 사실이 아니며 수사를 통해 무고함이 밝혀질 것이고, 허위사실 왜곡보도에 대해서는 앞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고 문자로 답했다.
기자는 이어 “이모씨 등을 만난 적이 없다는 뜻이냐”고 다시 물었지만, 이에 대한 회신은 없었다. 지난달 30일 은 시장을 조사한 성남중원경찰서도 이 부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상황을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은 시장은 왜 침묵하는 걸까. 대검 중앙수사부 출신 정준길 변호사(전 자유한국당 대변인)는 “수사 기관 입장에서는 수사 상황과 관련한 이야기를 언론에 하는 피의자를 좋게 보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런 부분을 감안한 일종의 수사 대응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ㆍ울산지검 등에서 특수부 검사를 지낸 강민구 변호사는 “선거가 끝난 상황에서 이번 스캔들은 잘 막더라도 은 시장 입장에선 지지율 유지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정치적 판단을 했을 수 있다”며 “각종 의혹 제기를 맞받아치면서 정치를 해온 이재명 지사와는 개인적 성격이 다른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선욱 기자, 성남=김민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