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차량 규격안 발표
올해 안에 1000대 우선 보급키로
국내외 7개 업체 중 3곳 준비 마쳐
M-시티는 화물칸 따로 있어 장점
다니고는 좁은 골목길 배달 유리
중국차 D2는 1회 충전 150㎞ 주행
초소형 전기차가 이렇게 대규모로 일시에 도입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 확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업체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KEMA)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체 친환경차 보급 수량은 1만6334대로 이 중 계약건수는 5558대에 그쳤고, 특히 초소형 전기차의 구매 대수는 408대에 불과했다.
현재 7개 업체가 우체국용 초소형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르노삼성ㆍ쎄미시스코ㆍ마스타자동차ㆍ대창모터스ㆍ디에스피원ㆍ캠시스ㆍ알피앤브이 등이다. 이 중 올해 바로 우체국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맞춰 출시가 가능한 곳으로는 쎄미시스코ㆍ마스타자동차ㆍ대창모터스 등 3곳이 꼽힌다. 이 중 세미시스코의 ‘D2’와 마스타자동차의 ‘M-시티’는 우체국에서 이미 시범 운영 중이다.
쎄미시스코가 판매하는 D2는 중국 전기차 ‘쯔더우’(知豆)를 수입한 제품으로 외관상 일반 승용차와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긴 주행 거리가 특장점으로 꼽힌다. 한번의 충전으로 최대 150㎞가량을 주행할 수 있다.
마스타 자동차는 미니 트럭 모양이다. 뒷공간에 카고 박스(화물칸)가 따로 있어 택배 등 부피가 큰 물건을 싣기 용이하다. 마스타자동차 주영진 상무는 “전국에 1200개 자동차 정비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충전이나 애프터서비스(AS) 등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M-시티는 현재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들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한국에 생산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대창모터스는 생산 공장이 이미 한국에 있다. 다른 두 회사의 모델에 비해 차량 폭이 좁아 좁은 골목길을 다니기가 유리하다. 적재량이 부족할 수 있는 단점은 ‘루프 캐리어’로 해결했다. 루프 캐리어 옵션을 선택하면 자동차 차량 위에 짐을 실을 수 있는 캐리어를 별도로 달아준다.
조희영 쎄미시스코 상무는 “초소형 전기차는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정부 단위의 큰 수요가 없다면 초기 시장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우체국용 초소형 전기차 확대 정책이 초소형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체국이 초소형 전기차를 도입하면 시장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위의 김 씨 사례와 같은 집배원 안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우편업무와 관련해 315건의 이륜차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남은 과제도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아직 올림픽도로와 같은 자동차 전용 도로나 고속도로에는 진입할 수 없는 등의 각종 규제가 시장 확대의 한계로 꼽힌다. 인증을 받기 복잡해 중소·중견기업들이 쉽사리 제품을 스펙에 맞춰 생산하기 어려운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현재 우체국이 시범 운영중인 초소형 전기차는 특례법이나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아 임시 방편으로 운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