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안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 41분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대원은 비어있던 A씨 집 창가 바로 옆에 있던 의자 위에 놓인 베개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라텍스 소재의 베개는 이미 절반가량이 타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부산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고온의 직사광선이 라텍스 베개를 장시간 내리쬐면서 열이 축적돼 베개와 베개가 놓여있던 의자 부분이 탔다”며 “라텍스 소재는 고밀도여서 열 흡수율이 높고 열이 축적되면 빠져나가지 않는 특성이 있는 만큼 햇볕이 내리쬐는 공간에 라텍스 소재의 물건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계곡을 찾는 이들도 뜸해졌다. 25일 무등산 공원사무소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이달 들어 무등산을 찾은 탐방객 숫자는 네 번째 주말인 지난 22일까지 11만840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6916명과 비교하면 20% 정도 줄었다. 7∼8월의 무등산 탐방객은 등산객보다 시원한 계곡물을 찾아오는 피서객이 대부분이다. 무등산 공원사무소 관계자는 “피서객이 냉방시설을 갖춘 도심 쇼핑몰 또는 문화시설, 자동차로 곧장 닿을 수 있는 물놀이장으로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화점에서 바캉스를 보내는 ‘백캉스족’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방문 고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이 기간 10.2% 신장했다.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3일까지 발생한 도내 온열 질환자는 사망 2명을 포함해 모두 18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2일까지 발생한 도내 온열 질환자 155명에 비해 하루 사이 29명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4% 늘어난 수치다.
울산시 소방본부는 늘어나는 온열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9월까지 폭염 구급차 24대를 운영한다. 폭염 구급차는 얼음 조끼와 전해질용액, 정제 포도당 등 폭염대응 장비를 갖추고 온열 환자를 위한 긴급출동에 대비한다.
폭염은 가축 폐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경기도 내에서 74개 농가 가축 10만4300여 마리(닭 9만3900여 마리, 돼지 415마리, 메추리 1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하루 전 8만9200여 마리보다 17%(1만5100여 마리) 늘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