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전 노 원내대표가 차기 정부에서 국민연금을 다루는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맡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판단해 먼저 접근했다는 것이다.
盧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유력하다 생각
"생각대로 안풀리자 적개심 드러내"
경공모 "미래 바라보고 인연 맺었던 것"
다만 특검은 총선 전 돈이 오가는 과정에서 드루킹김씨와 노 원내대표 사이에 직접적인 청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검은 노 의원에게 전달된 돈이 유력 정치인에 대한 '투자적 성격'을 갖고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중앙일보와 만나거나 통화한 복수의 회원들도 "당시 노 원내대표에게 당장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 그가 힘이 있던 사람도 아니었지 않나"고 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에서 경제민주화의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이라 생각했고 뜻도 맞아 지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팀은 드루킹 김씨가 지난해 대선 직후인 5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 못 믿겠으면 까불어 보든지”라며 적대감을 드러낸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복수의 회원들은 그 배경으로 세가지 이유를 꼽는다. ▶지난 총선에서 노 원내대표 선거를 돕던 경공모 회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받은 처벌됐고 ▶김씨 예상대로 정치 국면이 흘러가지 않아 노 원내대표의 입각 가능성이 작아졌으며 ▶대선 과정에서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공격한 점 등이다.
또한 같은 해 여름 검찰이 선거법 위반으로 경공모 회원들을 수사한 결과 노 원내대표의 운전기사로 자원봉사한 경공모 회원 장모씨가 선거운동 기간 경공모로부터 계좌로 200만원을 송금받은 게 드러났다. 드루킹과 장씨, 그리고 경공모의 회계책임자 '파로스' 김모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이듬해 5월 모두 벌금형(200만~6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경공모 회원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노 원내대표는 김씨와 거리를 뒀다. 또한 총선 이후 경공모와 접촉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김씨는 자신의 전망이나 예언과 다르게 정국이 흘러갈 때 이를 탓한 인물이 필요했다. 이후 '정의당과 노 원내대표의 정치력 부족 때문'이라는 논리를 만들었다. 김씨가 경공모 회원들에게 2016년 예언서 송하비결을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연정 집권을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됐다.
한 경공모 회원은 "총선에서 경공모가 비례대표는 정의당을 밀어주며 민주당과의 연정을 주문했다. 그런데 심 후보가 대선 과정에 민주당을 공격하며 '마이웨이'를 가는 모습에 실망한 회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