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상공이 검붉은 연기로 뒤덮였다.
지난 23일 오후(현지시간) 아테네 외곽에서 시작된 불길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져 여러 채의 주택을 집어삼켰다고 현지 SKAI 방송이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번 산불로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처음 산불이 난 지점은 아테네에서 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해변의 휴양도시 키네타 지역이다. 이어 같은 날 오후 북동부 펜텔리와 라피나에 두 번째 산불이 발생했다.
그리스 소방당국은 23일 오후(현지시간) 아테네 서부의 산악 지대에서 불이 나 수십 가구가 대피하고, 아테네와 코린트를 잇는 주요 고속도로가 봉쇄됐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아테네 동쪽 40㎞ 떨어진 라피나의 승용차 밑에서 3구의 불탄 시체가 발견됐고, 2명의 부상자는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숨졌다고 현지 공영 Ert 방송이 긴급구조대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장에는 40대의 소방 차량, 여러 대의 소방 헬리콥터 등이 동원돼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불길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미트리스차나코풀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최소 69명이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밝혀져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스니아를 방문 중이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일정을 중단하고 급히 귀국해 소방 및 정부 장관들과 비상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당국이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를 독려하고 있어, 현지 주민들이 자동차나 모터 자전거 등을 타고 황급히 마을을 떠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그리스 소방청장은 방송을 통해 "집을 포기하고 떠나야 한다"며 "오랜 시간 연기를 버틸 수 없다. 극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