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는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직류(DC)와 시간에 따라 방향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교류(AC)의 두 가지가 있다. 일반 대중들이 평소에는 구별하기 쉽지 않겠지만, 서울의 지하철 일부 구간에서 이 구분을 체감하게 된다. 즉 1호선 서울역과 남영역 사이 등을 지나는 전동차는 전력공급 방식이 바뀌면서 한동안 일부 전등을 제외한 모든 전원이 꺼진 상태로 운행해야만 한다.
에디슨은 교류 전력의 위험성을 부각하기 위하여 고압의 교류 전기로 개와 고양이를 태워 죽이는 끔찍한 실험을 반복하는가 하면, 사형집행용 전기의자를 발명하여 미국의 교도소에 공급하는 등 갖은 악행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에디슨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진영은 전류 전쟁에서 결국 승리하여 오늘날 거의 전 세계의 가정에는 교류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물론 교류 송전에도 여전히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고전압의 교류가 발생시키는 전자기파의 폐해 등으로 인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을 벌인 적도 있다. 먼 미래에 전기저항이 전혀 없는 초전도 전선이 실용화되거나 직류 변압기술의 발전으로 직류 송전이 일반화된다면, 에디슨은 저 세상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그러나 현재로는 여름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교류 전력으로 시원한 냉방을 누리게 해 준 테슬라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할 듯하다.
최성우 과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