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이후 6일째 폭염(33도 이상)이 이어진 서울은 이날도 낮 최고기온이 35.7도까지 치솟아 가마솥더위를 보였다. 하지만 1994년 7월 24일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았던 22일의 38도 기록에는 못 미쳤다. 지난 17일부터 계속된 최고기온의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이다. 경북 영천과 경주도 이날 38도를 기록했고 대구 37.9도, 합천 37.7도까지 올랐지만 기록 경신은 없었다.
111년 만에 최저기온 중 가장 높아
한낮 35도 열기 밤에 고스란히 남아
잠 못 이뤄 공원·강변서 밤새우기도
도쿄는 한낮 40.8도 사상 최고 기록
기상청 윤기한 통보관은 “21일과 22일 서울 등지의 기온이 크게 치솟은 것은 제10호 태풍 ‘암필(AMPIL)’이 몰고 온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 탓이었다”며 “23일 이후에는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21~22일보다 더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크게 상승하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폭염이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에 밤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은 올해 들어 22일 밤까지 전국에서는 평균 2.8일의 열대야가 발생했는데, 8월까지는 평년 수준(5.3일)은 쉽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폭염이 나타났던 94년에는 6~9월 전국적으로 평균 17.7일의 열대야가 발생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2013년(15.9일)과 2010년(12.7일), 2016년(10.8일), 2017년(10.8일)에도 전국에서 평균 10일 이상 열대야가 발생했다. .
한편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23일 낮 도쿄(東京)도 오메(靑梅)시에서 최고기온이 40.8도를 기록해 기상 관측 이래 도쿄도에서는 처음 40도를 넘어섰다. 이처럼 동아시아 등 북반구 전체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것이 제트기류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극지연구소 김백민 박사는 “여름에는 제트기류의 위치가 북쪽으로 치우치는데, 현재 북위 60~70도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강하게 흐르고 있다”며 “제트기류가 지나는 남쪽은 풍속이 느려지는데, 이 때문에 한반도 폭염이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전국적으로 22일까지 가축 110만6000여 마리, 양어장 어류 4만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최대전력수요는 오후 5시 기준 9070만㎾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역대 최고치인 올해 2월 6일의 8824만㎾를 넘었다. 전력예비율은 8.4%로 예비율이 두 자릿수 이하로 떨어진 것은 올해 처음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세종=신진호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