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 지진으로 사회적 재난"
'지열발전과 포항지진 연관성 규명 범포항시민 기자회견'이 23일 오전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열렸다.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장인 정상모 한동대 교수는 "최근 스위스와 독일 등의 지열발전소를 조사한 결과 포항지열발전소의 건설과 가동이 얼마나 무모하게 강행됐는지 알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열발전을 위해서는 땅속에 물을 주입해야 하는데 높아진 수압으로 지층이 흔들리면서 지진이 유발됐다는 게 연구단의 주장이다. 연구단은 "물주입 단계에서 규모 3.1의 지진을 포함해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3회의 유발 지진이 발생했는데도 시민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개발단계에도 이를 단순히 미소 진동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국내외 연구진의 논문 등도 근거로 들었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팀의 연구 논문 ‘2017년 포항지진의 유발 지진 여부 조사’에서는 ▶발전소의 물 주입 시점과 지진발생 시점이 일치했고 ▶지진의 진앙이 물 주입지점 근처로 몰려있으며 ▶진원의 깊이가 일반적 자연지진보다 얕고, 물 주입 깊이와 일치했다는 점을 지열 발전으로 인한 유발 지진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연구단은 그간 포항지진이 지열발전과 관계가 없다고 제기한 주장도 반박했다. ▶지열발전으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없다지만, 예상보다 큰 유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해외 논문(Thibault Candela·Brech Wassing·Janter Heege·Loes Buijze, 'How earthquakes are induced', 2018)과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의 물 주입을 2개월 이상 중단한 이후에 발생해 연관이 없다는 주장이 있으나, 주입된 물의 거동에 따라 몇 개월 이후 지진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와 ▶주입된 물의 양이 적어 유발 지진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으나, 주입량이 적어도 큰 지진이 날 수도 있다는 해외 논문(A. McGarr, 'Maximum magnitude earthquakes induced by fluid injection', 2014) 등이 근거다.
"지열발전소, 유일한 원인일까…." 회의적 시각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올 6월 '일반인을 위한 한반도 동남권 지진 보고서'를 발간해 포항 지진은 단층운동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응력의 영향으로 기존 단층대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성 단층운동의 중요한 사례라는 것이다. 앞으로 규모 6.0이상의 지진도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도 그간 "포항지진은 경주지진의 여파"라고 주장해 왔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