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내부 술렁…허익범 특검 11시30분 직접 입장 발표

중앙일보

입력 2018.07.23 11:01

수정 2018.07.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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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에 특검팀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수사팀 내부 곳곳에서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투신해 사망했다. 앞서 노 원내대표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고교 동창인 도 변호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광조 JTBC 촬영기자]

허익범 특별검사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정확한 내용을 보고받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허 특검이 오전 11시 30분 직접 기자실에게 노 원내대표의 사망에 대한 입장을 표명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39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에서 밖으로 투신해 숨졌다.
경비원 김모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강력팀 소속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시신을 수습했다.
투신 장소(17층~18층 계단)에선 노 원내대표의 외투와 지갑(신분증), 정의당 명함, 유서성 글이 발견됐다고 한다.  

노회찬 아파트서 투신 소식에 특검 당황
노회찬 “어떤 불법자금도 안받아” 부인

유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 및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팀은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아보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핵심 회원 도모(61)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위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도 변호사는 총선 전인 2016년 3월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노 원내대표와 경공모의 만남을 주선하고 정치자금 5000만원을 불법 기부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3 이후 경공모 측으로부터 강의료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았다는 진술과 회계장부를 특검이 확보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불법 자금 공여자로 지목된 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노 원내대표에 대한 소환 시기 등 수사계획에도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8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일원으로 방미 길에 오른 노 원내대표는 미국 현지에서 기자들에게 “어떠한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특검이) 조사를 한다고 하니,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22일 밤 미국에서 귀국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