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울산·부산 미세먼지 높은 이유
여름은 연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계절이다. 지난해 7월 시도별 평균 대기오염도를 보면 울산이 미세먼지 41㎍/㎥, 초미세먼지 27㎍/㎥로 모두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부산 역시 수위권에 들었다. 바닷가에 있는 울산·부산에서 이맘때 유독 미세먼지가 심한 이유가 뭘까.
대기 정체, 공업 단지 밀집 등 원인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하 과학원)에 따르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것은 대기 정체, 2차 생성, 지역 오염물질 배출이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과학원은 지난 10~19일 울산·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고농도 초미세먼지(PM 2.5)의 원인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 기간 울산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PM 2.5)의 평균 농도는 43㎍/㎥로 다른 지역보다 10~30㎍/㎥ 높았다.
과학원은 13~19일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해륙풍 등이 나타나 영남 남동부 지역에 대기 정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륙풍은 기압 차 때문에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밤에는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을 말한다. 이 때문에 육지에서 바다로 간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다시 육지로 돌아올 때 그 농도가 낮아지지 않는다.
당분간 고농도 미세먼지 지속
또 같은 기간 태양광선과 고온에 따른 광화학반응으로 2차 미세먼지 생성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2차 생성은 특정 물질이 대기에서 화학작용으로 미세먼지가 되는 것을 말한다. 울산·부산 지역에 공업 시설이 많은 것 역시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화학회사와 석유 정제품 회사가 몰려 있다. 남구 석유화학단지, 온산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울산의 아황산가스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은 전국 1·2위다. 이 물질들은 미세먼지를 일으킨다.
울산·부산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심한 현상은 지난 6월 초에도 나타났다. 과학원 측은 넓게는 4~8월, 좁게는 6~8월 이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경남·경북의 해안 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이번 주말 태풍 ‘암필’로 이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겠지만 당분간은 고농도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부는 오는 23일 부산·울산·경남도 등과 회의를 열어 미세먼지 배출사업장 특별점검, 미세먼지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지난 4~7월 미세먼지 배출사업장 42곳을 점검해 관련 사항을 위반한 10곳을 적발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