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캠핑 트렌드는 ‘가벼움’이다. 주말을 이용해 짧게, 가까운 곳으로, 최소한의 장비만 챙겨 캠핑을 즐기는 것이다. 캠핑장까지 갈 필요도 없다. 주택가 인근 공원이나 동네 뒷산에서도 심심찮게 캠핑족을 발견할 수 있다.
캠핑족 늘며 등록 대수 6배 껑충
수입차는 1억원선, 국산은 절반값
개조차량 인기에 완성차도 가세
스타렉스 캠핑카, 가격 경쟁력 강점
출퇴근 등 다목적 용도로 활용 가능
현대차 쏠라티는 와인셀러도 갖춰
국내 모터 캐러밴은 대부분 미니밴 등 승합차나 버스·트럭 등을 개조(튜닝)한 제품들이다. 스타렉스나 카니발, 포터 등을 기반으로 한 캠핑카들이 많다. 어떤 차를 개조했는지, 어떤 장비를 넣었는지 등에 따라 가격대가 크게 달라진다. 국내 중소업체들이 국산차를 개조해 판매하는 캠핑카는 보통 4000~5000만원부터 판매되며 수입 캠핑카는 1억을 훌쩍 넘는 제품이 많다.
지난달 직접 스타렉스 캠핑카를 타고 캠핑을 해봤다. 주행 성능은 일반 그랜드 스타렉스와 같다. 배기량은 2500cc며 디젤 2.5VGT 엔진과 5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175마력이다. 옵션을 선택하면 사륜구동도 가능하다. 다만 캠핑카는 12인승이 아닌 4인승이다.
우선 담요와 조리도구 등 간단한 캠핑 장비만 싣고 서울 마포구에서 캠핑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까지 40㎞를 주행했다. 주행 중 느껴지는 단점이 몇 가지 있었다. 일단 운전석 바로 뒤에 전기레인지와 싱크대, 냉장고가 나란히 설치돼 있어 운전석 시트를 일정 이상 뒤로 밀수 없고 등받이도 많이 젖힐 수 없었다. 체격이 큰 운전자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차를 멈추자 캠핑카의 진가가 드러났다. 내부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딱히 부족한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우선 조수석 뒷문을 열면 정면에 냉장고와 싱크대, 전기레인지가 설치돼 있다. 캠핑용품 전문 브랜드에서 만든 냉장고는 저장 용량이 40L로, 수박 한 통과 고기 1㎏, 야채, 맥주 4캔, 소주 7병과 소시지 등을 넣어도 공간이 남았다. 백미러 위 메인 컨트롤러를 통해 냉장고를 켜고 끌 수 있다. 싱크대 크기는 50L다.
2·3열 시트는 모두 수평으로 젖힐 수 있다. 2열 시트만 젖혀 놓고 냉장고 앞 접이식 테이블을 펼치면 앉아서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다. 따로 텐트를 치지 않아도 밥을 먹고 잠을 자기 충분했다. 선택 사항인 멀티미디어 패키지에 포함된 50인치 실내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를 이용하면 캠핑카를 작은 영화관으로 바꿀 수도 있다.
차 뒷문을 열면 왼쪽에 샤워기를 연결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물통 크기가 50L라 성인 2명이 샤워를 할 수 있다. 또 차량 뒷문에 캠핑용 의자 두 개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측면 가림막은 혼자서 1분 안에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사용법이 간단하다. 그늘이 없는 캠핑장에서 유용하다.
잘 시간이 되자 메인 컨트롤러 버튼을 눌러 차 위에 장착된 팝업 텐트를 펼쳤다.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는 크기며, 프레임 위에 매트리스도 깔려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터치식 실내등, 창문마다 달린 커튼, 슬라이딩 모기장도 캠핑족을 만족하게 하는 요소다. 특히 팝업 텐트의 경우 좌우와 뒤쪽으로 모기장이 설치돼 있어 환기가 잘됐고, 코브라형 램프가 달려있어 독서를 하다 잠이 들 수도 있다.
스타렉스 캠핑카 출시 가격은 5100만원이다. 결코 싼 값이 아니지만, 수입 캠핑카가 1억원을 훌쩍 넘는 걸 고려하면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다만 팝업 텐트 전자동 시스템과 미니빔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패키지, 측면에 설치하는 텐트와 사륜구동 시스템 등은 비용을 추가로 내야 선택할 수 있고,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스타렉스 캠핑카는 출시 후 17일까지 179대가 판매됐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