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국내 전이성 위암 환자 61명에게 면역 항암제 펨브롤리주맙을 투여했다. 이들은 모두 기존 치료법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환자들이다. 펨브롤리주맙 투여 후 2년에 걸쳐 추적 관찰이 이뤄졌다.
그랬더니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환자의 절반 가까운 30명에게서 암세포가 줄어드는 게 확인됐다. 이 중 15명은 30% 이상, 5명은 75% 이상 종양이 사라졌다. 기존 항암제를 쓰지 못 하는 환자들이 면역 항암제로 일정 부분 효과를 봤다는 의미다.
암 상황이 호전된 환자들의 공통점은 뭘까. 암세포가 줄어들 정도로 면역 항암제에 반응을 보인 환자는 ‘단백질’이 중요한 변수였다.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 단백질이 양성인 경우에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양성 환자들도 종양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면 메센키말 아형(EMT) 위암 환자는 PD-L1 단백질 양성 여부와 상관없이 면역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떨어졌다. 환자의 유전체 특성을 알면 면역 항암제의 효과 유무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면역 항암제 반응도를 높이기 위한 신약 개발에 뛰어들 계획이다. 연구팀은 "치료가 제한적인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어떤 치료법이 얼마나 효과 있을지 미리 알 수 있다면 그에 맞춰 치료 전략도 세밀하게 짤 수 있다. 앞으로 환자 맞춤 치료를 가능케 해서 전이성 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포스트게놈다부처 유전체 사업 지원을 받았다.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