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 금괴 행방은?…113년 만에 발견된 보물선 ‘돈스코이호’

중앙일보

입력 2018.07.17 16:50

수정 2018.07.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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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km 떨어진 수심 434m지점에서 발견된 돈스코이호 선채 [신일그룹 제공=연합뉴스]

1905년 경북 울릉 앞바다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Dmitri Donskoii)가 113년 만에 발견됐다.  
 
돈스코이호 탐사를 준비해 온 신일그룹 탐사팀은 지난 15일 오전 9시 50분쯤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돈스코이호는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의 6200t급 철갑순양함으로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쓰시마전투에 참전했다가 일본군 공격을 받고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당시 울릉도 앞바다 79km 해상에서 일본 함대에 포위된 돈스코이호는 울릉도 동쪽 앞바다로 최대한 이동한 뒤 배수판을 열어 고의로 침몰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일그룹 측에 따르면 돈스코이호는 역사적 가치만 10조원에 이르며, 현재 가치로 150조원의 금괴 금화 5500상자(200톤)의 보물이 실려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해운·건설업체로 알려진 신일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돈스코이호 탐사를 준비해 왔다.  
 
신일그룹에 따르면 탐사팀은 지난 14일 침몰 추정해역에서 유인잠수정 2대를 투입해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선박을 발견했다.  
 
고해상도 영상카메라를 투입해 선체를 찍은 뒤 돈스코이호 설계도와 비교한 결과 100% 일치했고, 함미에서 발견된 'DONSKOII'(돈스코이)라는 함명을 촬영했다고 신일그룹은 밝혔다.
 
신일그룹 측은 탐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소유권 등기와 본체인양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일그룹이 홍보영상을 통해 공개한 113년 전 돈스코이호 [신일그룹]

 
한편 신일그룹의 발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일부 업체가 돈스코이호를 인양해 이익금을 나눠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으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한 해양학자 및 업계 관계자는 지난 13일 일간지 전면광고를 통해 "울릉도에서 113년 만에 돈스코이호 각종 유물 잔해 등을 전시하겠다"는 내용을 실었다. 신일그룹도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운영하며 신일골드코인을 상장한다며 현재 가상코인을 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진행 중인 돈스코이호 인양작업은 공식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불법 인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법상 물속에 잠긴 보물선을 인양하기 위해서는 인양 시작 6개월 전에 '국유재산에 매장된 물건의 발굴에 관한 규정' 및 해양과학조사법에 따라 해양수산부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경북 지역 매체는 해수부 산하 기관 담당자의 말을 인용해 "외국으로부터 인양 장비와 유인잠수정을 들여오기 위해서는 외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인양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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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