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에 따르면 의문의 돈다발 사진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관계자들의 관련 수사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확보했다고 한다. 경공모는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씨가 운영한 인터넷 카페다. 댓글조작에 관여한 이들을 주축 회원으로 두고 있다.
2016년…5만원권 띠지로 둘러매여져
“대략 4000여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정치권 연루 가능성 수사…법률상 중요
노회찬 “불법 자금 받은 적 없다”
특검팀이 이 돈다발 띠지 사진에 주목하는 이유는 정치권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경공모 차원에서 돈을 모아 정치권에 건네려 했거나, 반대로 건넸던 돈을 되돌려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관련 사진 속에 등장하는 경공모 회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드루킹 측(경공모 포함)과 정치권 사이에서 ‘돈 문제’가 불거진 건 여러 건이다.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밝혀진 것만 해도 김경수 경남지사(의원 시절) 2700만원 정치 후원금 제공, 김 지사 측 한모 전 보좌관의 500만원 수수,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200만원 수수 등이다.
수사 관계자는 “돈 거래는 사람 관계의 긴밀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돈을 주고받은 게 어떤 범죄혐의를 구성할 수 있는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관계를 기초로 다시 면밀히 검토해야 하지만, 법률적으로 중요한 대목이 될 수 있다는 게 수사팀의 입장이다.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이 회계책임자(필명 파로스) 등을 통해 2016년 4ㆍ13 총선을 앞두고 노 의원 측에 5000만원의 금품을 건네려 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해당 사진을 찍은 시점(2016년)이나 금액(4000만~5000만원) 면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하지만 노 의원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돈을 주고받을 관계가 아니다. 그쪽(드루킹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한다.
예열단계를 마친 특검 수사는 이번 주부터 본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연루된 인사는 모두 소환조사를 한다는 게 수사팀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소환조사 대상에는 ▲드루킹 의혹에 연루된 김경수 지사를 비롯해 ▲드루킹에게 사례비를 받은 송인배 정무비서관 ▲드루킹 측이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도모 변호사를 면담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일훈ㆍ정진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