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진 지역의 주택들은 지붕만 남기고 모두 침수됐다. 주민들은 지붕 위로 올라가 "살려달라"며 구조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NHK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일본 서부 지역에 광범위한 통신 장애가 나타났고 11시 현재 3만 4000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히로시마현과 후쿠오카현, 효고현의 총 5곳의 저수지가 붕괴됐다. 사이토 농림수산성 장관은 “농림 수산 관계 피해 상황도 일부에 머무르고 있어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폭우는 일본 남쪽 태평양에 있는 뜨겁고 습한 공기가 일본 남서부 지역에 걸쳐있는 장마전선으로 몰려온 데 따라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흘 동안 일본 서부 지역에서는 평년 7월 강수량의 1.5배에서 2.5배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기후현 구조시는 강우량 1042㎜, 에히메현 시코쿠추오시는 736.5㎜, 히로시마시는 418㎜를 기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틀 전부터 9개 부현(府縣·광역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폭우특별경보를 발표하면서 500여만명에 대해서는 대피 지시나 권고를 내렸다. 일본 당국으로서도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조치를 취했지만 폭우 규모도 상상을 초월했다.
빠른 속도로 불어난 물은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전에 주택을 집어삼켰다. 또 고지대 주민들은 침수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자택에 머물렀지만, 곳곳에서 지반이 약해지며 산사태나 지반·도로·주택·담장 붕괴가 발생하며 인명 피해를 키웠다.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며 구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구조가 필요한 경우가 100건 이상으로 파악됐다”며 “경찰과 소방, 자위대원 4만8천여 명을 동원해 수색 및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