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당권을 잡고 있는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의원들과 친박계 의원 등 잔류파 의원들이 또 충돌했다. 이날 4시간가량 이어진 토론에서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나온 거친 말들을 모아봤다.
성일종 “김성태, 신체적 조정기”
성일종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님은 탈당해주셔야 한다. 그래야 우리 당이 계파가 없어지고 새로운 몸부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대행이 드루킹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무기한 노숙 단식 투쟁을 벌였던 사실을 언급하며 “9일 동안 아무것도 안 드셨기 때문에 호르몬 분비가 잘 안 될 거다. 감성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며 “(김 대행이) 신체적인 조정기에 계시기 때문에 의원들이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대출 “백정의 칼 될 거냐”
박대출 의원은 “계파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분들은 한걸음 비켜서서 백의종군해야 한다. 이 지긋지긋한 늪으로부터 빠져나와야 한다”며 “계파 갈등을 해결해야 당이 쇄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의원은 외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공천권을 주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반발했다. 그는 “지금 제 눈에는 보이지 않는 구세주를 찾는 것 같다. 이 당을 살려줄 구세주가 여러분 눈에는 보이는가. 안 보인다. 그럼 우리 스스로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 사람 저 사람, 이 계파 저 계파 마구 목을 처대는 백정의 칼이 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철호 “지긋지긋한 귀신과의 싸움”
홍철호 의원은 “김 대행을 사퇴시키면 원 구성 등은 어떻게 할 것이냐. 왜 ‘너 죽으라’고만 하냐”며 김 대행을 옹호했다. 이어 “전부 불출마 각서를 써서 비대위원장한테 내는 것도 토론하자. 그래야 이 지긋지긋한 귀신과의 싸움이 끝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친박, 비박 차라리 배지를 달고 다녀라. 우리같이 중간에 있는 사람은 어쩌라는 거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대행은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여러 의원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하며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더 이상 사퇴 요구가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