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검팀은 윤 변호사가 댓글 여론조작과 인사청탁은 물론 경공모 운영 과정에도 핵심적 의사결정을 한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특검 수사대상 전반을 아우르는 ‘키맨’이자 윗선 개입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인 셈이다.
윤 변호사는 특검 소환조사에 대비해 변호인을 구하는 중이다. 하지만 경공모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법적 대응 비용’이 고갈된데다 드루킹 의혹사건을 선뜻 수임하려는 변호사가 드물어 아직까지 마땅한 변호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윤 변호사는 특검이 출범하기 전까지 댓글 여론조작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관련 드루킹의 변호인 역할을 맡아왔다. 지금도 드루킹의 이혼소송을 맡고 있다는 점에선 언제든 접견신청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검 수사팀 관계자는 “윤평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이자 드루킹의 법적 조력자이고, 또 경공모 내에서 정보의 길목에 위치한 인물”이라며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선 각종 의혹에 대한 윤 변호사의 진술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드루킹이 김경수 지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드루킹은 윤 변호사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인사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개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경공모 핵심 회원들로부터 “윤 변호사를 행정관으로 보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킹님(드루킹)이 언성을 높이며 ‘청와대 행정관 자리마저 거절하는 것은 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만들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무척 화를 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특검팀은 윤 변호사를 상대로 댓글 여론조작에 개입한 추가 인물이 있는지, 경공모 회원 외 외부인물의 개입이나 윗선의 지시는 없었는지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