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박장웅 교수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변영재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붙여 지문을 인식할 수 있는 투명 센서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3일(현지시각) 게재됐다. 이 센서는 온도와 압력을 측정하는 기능도 더했다. 덕분에 원본지문과 위조지문을 구별할 수 있다. 손가락 체온과 평소 누르는 압력에 따른 사용자 구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장웅 교수는 “기존 지문센서보다 민감도를 17배 높인데다 압력과 온도 센서도 추가해 보안성을 높인 게 특징”이라며 “이르면 1년 안에도 기업체에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과학기술원 연구팀 개발
디스플레이에 투명센서 부착 방식
온도·압력 측정, 민감도 17배 높여
이르면 1년 안에 상용화 가능성
스마트폰 업계에선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센서를 장착한 제품의 본격적인 상용화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가장 큰 고민은 배터리 소모 문제다. 지문 인식 센서는 정전식·광학식·초음파식 세 가지로 크게 나뉜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쓰이는 지문 인식 센서는 전류 차이로 지문을 구별하는 정전식이다. 이런 정전식을 디스플레이 전체에 적용할 경우 배터리 소모가 빠를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지문 인식 가능 여부도 스마트폰 제조사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생산량이나 불량률 등을 검토한 다음에야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핵무기 시설 등 보안 시설에나 적용되던 생체 인식 기술은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문 인식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 상용화에 성공한 건 애플이다. 2014년 공개한 아이폰 5S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2016년 노트 7을 통해 홍채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지문 인식에서 홍채 인식 상용화까지 불과 2년이 걸린 셈이다.
핀테크 발전과 함께 스마트폰이 단순한 통화 도구를 넘어 금융 및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생체 보안 기술을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지문과 홍채를 넘어 정맥과 뇌파 인식으로 확산될 태세다. 정태경 차의과대 데이터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에 담긴 개인정보가 늘어나는 만큼 보안에 대한 필요는 더욱 늘어나고 관련 기술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