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부터 80년대 말까지 전 세계의 정치·사회적 격변의 시대를 총망라한 전시가 호응을 얻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지난 3월 개막한 ‘베트남에서 베를린까지’ 전이다. 5·18의 중심지인 옛 전남도청 일대에 들어선 문화전당은 연면적 16만1237㎡인 아시아 최대 복합문화시설이다.
아시아문화전당서 ‘베트남 … ’ 전시
“역사 속 시간 여행” 8일까지 계속
문화정보원선 아시아의 타투전도
전시장은 한국과 베트남·일본·말레이시아·프랑스·아프리카 등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표현한 작품으로 꾸며졌다. 앤디워홀(미국)과 얀 페이밍(중국)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170여 점의 작품 속에는 민정기·홍성담·신학철 등 국내 작가 작품도 포함돼 있다.
앤디워홀은 ‘전기의자(1964년)’라는 작품을 통해 전기의자를 이용한 잔혹한 사형제도와 인권 유린 문제를 고발했다. 공산주의 진영의 개방화 모습을 희화화한 에로의 ‘뉴욕 앞에서(1974년)’도 눈길을 끈다.
국내 작가들은 5·18과 6월 항쟁 등에 주목한 작품을 출품했다. 홍성담 작가의 ‘오월’ 연작 판화들은 80년 당시 시민군의 저항과 유혈진압 과정을 현장감 있게 담아냈다. 5·18이 실린 ‘타임’지 표지 위에 그린 최민화 작가의 ‘깃발만 나부껴’, 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청년의 모습을 그린 신학철 작가의 ‘가투’ 등도 눈길을 끈다.
문화전당 내 문화정보원에서 전시 중인 ‘아시아의 타투(Tattooed Asia)’도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전시다. 기원전 3000년경 미라부터 현대 타투이스트 작품까지 총 292점의 타투(문신) 관련 전시물을 오는 29일까지 볼 수 있다. 단순한 타투를 넘어 세계 여러 민족의 종교적 세계관, 신화와 민담 등 인류 문화와 역사를 담은 전시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