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비핵화 조치’를 약속할 경우 오는 9월 김정은의 뉴욕행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김정은의 지연작전이 분명해질 경우 트럼프 정부는 ‘최대한의 대북 압박’에 복귀하라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카네기재단·ISIS 조언 받아 완성”
6일 북한 도착해 비핵화 본격 협상
진전 땐 김정은 9월 뉴욕행 가시화
폼페이오, 협상 뒤 서울 안 들를 듯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카네기국제평화재단·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등 비확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그가 중앙정보국(CIA) 시절부터 구성한 측근팀을 통해 비핵화 로드맵을 완성했다. 카네기재단은 1단계 비핵화 조치로 ‘준비태세 감축을 포함한 동결’을 제안했다고 한다. 탄도미사일에서 핵탄두를 분리한 뒤 탄두에서 무기급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이 담긴 피트(금속체)를 꺼내 해체하고, 추가 핵물질 생산도 중단시킨다는 제안이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북한 내 핵무기 및 핵물질 저장·생산 시설의 포괄적인 신고를 1단계로 제안했다. 향후 이들 시설을 불능화하기 위한 전문가 사찰 허용까지 포함해서다. 스탠퍼드대의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팀은 북·미 신뢰관계 구축을 시작으로 6~10년의 비핵화 과정을 거쳐 핵무기 해체를 마지막 단계로 상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일정을 마치면 서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일본으로 향할 전망이다.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7~8일 도쿄에서 한·일 지도자들과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알렸다. 평양 방문 결과를 놓고 도쿄에서 3국이 협의한다는 뜻이다.
한편 나워트 대변인이 사용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에 대해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원칙과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윤성민 기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