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근교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레두안 파이드(46)가 1일(현지시간) 오전 11시 20분쯤 탈옥했다고 프랑스 내무부가 밝혔다. 파이드는 교도소 면회실에서 형제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무장 괴한 3명의 도움을 받았다.
무장 강도, 경찰관 살해 혐의로 25년형 복역 파이드
면회 도중 무장 괴한 침입, 교도소 뜰에 헬기 대기
알파치노 '스카페이스' 등 보며 범죄 기술 연마
2013년에도 폭발물 이용해 탈옥 후 붙잡혀
헬리콥터는 인근 고네스 지역에서 추후 경찰에 발견됐다. 파이드 등은 헬리콥터를 착륙시킨 뒤 미리 준비한 검은색 승용차로 바꿔 타고 달아났다.
파이드는 2010년 공범들과 무장 강도를 저지른 뒤 도망치다 경찰과 고속도로 총격전까지 벌이다 체포돼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경찰관 한 명이 이들의 총에 맞아 희생됐다.
파이드는 파리 북부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2013년 간수 네 명을 인질로 삼은 뒤 교도소 문 여러 개를 폭발물로 부순 뒤 탈옥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해당 교도소에 도착한 지 30분도 안 돼 탈출했다가 6주 동안 도주했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 3000명 가량이 파이드의 소재를 쫓고 있다. 프랑스 사법 당국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엄청난 탈출극"이라며 “미리 드론을 이용해 교도소 상공을 조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헬리콥터가 내린 교도소 뜰은 비행 물체의 접근을 막기 위한 그물망이 설치돼 있지 않은 유일한 지점이었다고 BBC가 전했다.
이번 탈출극으로 다친 사람은 없으며, 경찰에 체포됐던 헬리콥터 조종사는 조사를 받고 풀려난 뒤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 파이드가 헬리콥터에서 내린 후 탔던 승용차는 당초 고속도로로 향했으나 파리 교외 쇼핑몰 주차장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파이드 등은 흰색 밴 차량으로 갈아탄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의 우범 지대에서 자란 파이드는 1990년대 무장 강도 등 범죄자들과 어울렸다. 그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이 알파치노 주연의 영화 스카페이스와 같은 할리우드 갱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해왔다고 BBC가 소개했다. 또 미국 마이클 만 감독의 범죄 영화 히트의 팬이었다. 파리에서 만 감독에게 접근한 파이드는 “당신은 나의 기술적 조언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은행 강도 기술을 연마하려고 해당 영화를 수십번 봤다고 공개할 정도였다.
프랑스에선 2001년에도 남부의 한 감옥에서 무장 강도 세 명이 인근 비행장에서 헬리콥터를 납치한 뒤 탈옥한 적이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