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는 1일 러시아 카잔에서 끝난 아르헨티나와의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2-2로 맞선 후반 19분과 23분에 연속골을 터뜨렸다. 음바페의 활약에 힘입어 프랑스는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음바페는 이날 폭발적인 드리블과 정확한 슈팅을 앞세워 월드컵 첫 우승을 간절히 바라는 메시의 꿈을 좌절시켰다. 그가 이끄는 프랑스는 난적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8강에 올랐다. 영국 BBC는 “음바페는 천재적인 기술과 두 개의 탁월한 발, 똑똑한 두뇌와 용기, 수준급 골 결정력이라는 축복을 한꺼번에 받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아르헨 잡고 프랑스 8강 이끈 샛별
PK 얻고 2골 넣어 역전승 이끌어
드리블 시속 38㎞, 볼트처럼 달려
16세 모나코 데뷔 … 이적료 2636억
펠레 “위대한 선수 된 걸 축하한다”
음바페의 경기를 지켜본 펠레는 자신의 트위터에 “어린 나이에 월드컵에서 한 경기 두 골을 넣어 위대한 선수가 된 음바페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다른 경기에서도 행운을 빈다. 단, 브라질과의 경기만 빼고”라고 썼다.
음바페는 파리 외곽의 소도시 봉디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모두 아프리카 이민자다. 카메룬 출신으로 아마추어 축구선수였던 아버지, 알제리에서 건너와 핸드볼 선수로 활동한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아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했다. 친형 켐보-에코코도 터키리그 소속 부르사스포르에서 뛰고 있다.
아버지가 감독으로 활동한 지역 축구팀 AS봉디 소속으로 4세 때 축구를 시작한 그는 어려서부터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클레르퐁텐(프랑스 정부가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 선수들이 봉디 유소년팀 선수들과 친선경기를 한 게 계기가 됐다. ‘프랑스 축구의 보물이 봉디에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유럽 축구클럽 스카우트가 몰려들었다.
10세 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첼시의 초청을 받아 런던에서 테스트를 받았고, 13세 때는 클레르퐁텐에 들어갔다. 1년 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을 땐 레알 1군 선수들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기도 했다. 당시 레알 훈련장에서 호날두와 만나 기념사진을 찍은 음바페는 ‘호날두를 능가하는 공격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침실을 온통 호날두 사진으로 도배해 놨다.
한 시즌 만에 음바페는 이적료 1억8000만 파운드(약 2636억원)에 라이벌 파리생제르맹으로 옮겼다. 프로 데뷔 시즌을 갓 치른 신인이 10대 선수 최고액 이적 기록을 작성한 순간이었다. 파리생제르맹에서 음바페는 에딘손 카바니(우루과이), 네이마르 다시우바(브라질)와 ‘공격 삼총사’로 활약하며 2017~2018시즌 63골을 합작했다. ‘세계 최고 공격편대’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러시아 월드컵 기간 음바페의 몸값은 또 한번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세르 알 켈라이피 파리생제르맹 회장은 최근 “이적료로 10억 유로(약 1조2800억원)를 제안하는 팀이 나오더라도 음바페를 내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음바페는 실력뿐 아니라 선행도 ‘월드클래스’다. 프랑스 스포츠전문지 레퀴프는 1일 “음바페가 러시아 월드컵 참가 보너스 전액을 장애 아동의 스포츠 참여를 돕는 자선단체 ‘프러미에 데 코르디’ 재단에 기부한다”고 보도했다. 음바페는 지난해 파리생제르맹과 계약하며 월드컵 본선 한 경기당 1만7000파운드(약 2500만원)의 출전수당을 받기로 옵션 계약을 맺었다. 만약 음바페가 매 경기 출전해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 경우 기부금 총액은 26만5000파운드(3억9000만원)로 늘어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