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서 폴란드에 0-1로 패해 1승1무1패가 됐다. 세네갈과 승률이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레드카드, 옐로카드 숫자)에서 앞서 조2위로 16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얻었다.
콜롬비아가 2승1패(승점 6)으로 조 1위. 일본은 세네갈과 1승1무1패(승점 4)로 똑같았다. 승점, 골득실, 다득점, 상대전적 등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후반 14분 폴란드에 한 골을 허용했다. 이후 세네갈도 후반 29분 콜롬비아에 한 골을 실점했다. 두 경기가 0-1로 끝나면, 페어플레이 점수에 앞선 일본이 16강에 올라가는 상황이 됐다.
“어떻게 해설해야할지 모르겠다.”
“어제 한국-독일전 재방송 틀 걸 그랬다.”
이에 대한 후폭풍은 뜨겁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관중석에서 난리 났다 여기 일본, 폴란드 팬만 있는 게 아니라 다국적 팬이 다 있다”며 이들을 향해 야유하는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 해설위원은 “일본이 16강 진출을 위해 경기를 매니징 하는 건 이해된다. 하지만 해설하는 우리로써는 이걸 어떻게 해설해야 하냐”며 “이걸 어떻게 해설해야 할까. 이 축구 자체를 어떻게 해설해야 할까 생각했을 때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시간을 보내는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에서 이런 경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도 “관중이 야유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양팀 다 팬들을 무시하는 경기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럴 거면 어제 멋있었던 경기(한국 독일전) 재방송 틀 걸 그랬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1분간 공격을 안 하면 파울을 선언하는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안 해설위원은 “우리는 아름답게 탈락했지만, 일본은 추하게 (16강에) 올라갔다”고 비판했다.
“촌극이다. 용납할 수 없는 웃음거리다.”
“월드컵 순위 결정하는 더 좋은 방법 찾아야….”
영국 BBC는 신랄하게 비난했다. 특히 옐로카드, 레드카드 숫자로 순위를 정하는 페어플레이 점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영국 BBC 해설위원으로 나선 전 아일랜드 대표 마크 로렌슨은 “촌극이다. 용납할 수 없는 웃음거리다”고 비난하며 “월드컵에서 순위를 결정하는 더 괜찮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BBC는 “FIFA가 정한 규칙은 분명 부끄럽다. 덕분에 일본 경기는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월드컵 무대에서 더 좋은 순위 결정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BBC 해설위원인 북아일랜드 대표팀의 마이클 오닐 감독은 “일본이 수준 낮은 경기를 했다”며 “다른 경기 결과에 모든 운명을 맡기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은 좋아하게 되었지만, 다음 라운드에서 패배했으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해설위원인 레온 오스먼(전 에버튼)은 “이것은 수치다. 마지막 10분 동안 일본이 한 것은 월드컵에서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일본은 정말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고 혹평했다.
경기 후 니시노 일본 감독은 이와 같은 플레이에 대해 “본의는 아니지만, 16강에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 선수들도 성장하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